수출1,000억달러 달성 영광의 숨은 얼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수출 1,000억달러 달성의 뒤안길에는 기술에 승부를 걸고 묵묵히 땀흘린 「숨은 얼굴」들이 무수히 많다.
…㈜미경사의 강도원(康道源.50)사장.회사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康사장은 이번에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탔다.생산제품은 반도체용 세금선(細金線).반도체와 리드프레임을 연결하는 금으로 만든 가느다란 선이다.여기에 사용되는 금의 순도는 99.999.이 금을 길게 뽑아 머리카락 한올의5분의1 정도로 잘게 쪼갠다.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의 세계다.이 제품의올 수출실적은 4,370만달러.수출의 최대효자인 반도체수출도 이 회사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정도로 숨은 공로가 크다.한양대공대 졸업 후 그는 한때 남대문에서 귀금속 가게를 운영했다.그때내건 간판이 미경사.금은방 주인이던 그가 가게를 처분하고 밤낮없이 금세공연구에 매달렸다.
***봉급생활 청산 창업 …탈(脫)샐러리맨에 성공한 수상자들도 눈길을 끈다.
동탑을 수상한 신호테크의 이순욱(李淳旭)사장과 대통령표창을 받은 ㈜윈텔의 김인배(金寅培)사장이 화제의 주인공들.
올해 47세인 李사장은 90년 삼성전자 로스앤젤레스지사장을 끝으로 17년간의 봉급쟁이생활을 청산하고 신호테크 사장이 됐다.신호그룹 이순국회장의 친동생인 李사장은 82년 형이 인수한 신호테크의 사장에 취임하자 삼성전자 해외근무 시절 터득한 실력을 발휘해 올해 2,600만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올렸다.
38세인 金사장은 창업 3년째인 대기업 과장출신의 신출내기 사장.삼성전자 수원연구소에서 연구원(과장)으로 일하다 93년 회사를 세웠다.혼선과 잡음이 없는 고주파(900MHZ)대역을 사용한 무선전화기를 만들어 올해 3,000만달러상 당을 수출할전망.金사장은 내년도 수출목표를 5,000만달러로 높여 잡고 있다. ***특유의 관리능력 발휘 …수출의 숨은 공신에는 여성기업인과 여성근로자도 적지 않다.전북 익산에서 팩시밀리와 고주파대 무선전화를 생산하는 ㈜광전자INT의 채길순(蔡吉順)사장.
올해 41세의 여성전문경영인.대학(전북대)졸업후 한때 주택공사에서 일했던 蔡사장은 흔들리던 이 회사의 사령탑으로 취임,특유의 관리능력을 발휘해 경영정상화를 이룩해 산업포장을 받았다.남편은 노사문제 전문인 노동부 김성중과장.전자제어기기와 계측기를만드는 서현전자의 천복순(23)주임.이 회사에 7년째 근무하는천주 임은 수출생산현장의 일꾼으로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받았다.
***손톱깎이 전문 수출 …이밖에 자신이 다니던 회사를 인수한 뒤 「벨」이란 자기상표가 붙은 손톱깎이제품 하나로 세계시장을 누비는 벨금속의 이희평(李喜平)사장이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섬유회사로 성공한 이완주(李玩周)「PT 하닌 누사 물라 」사장과 한국모자를 매년 3억개씩 미국시장에 판조병태(趙炳泰)토마스사장이 교포무역인으로 각각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김광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