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잘 안 바꾸는 MB, 이번에는 …

중앙일보

입력 2008.06.05 01:44

업데이트 2008.06.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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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명박 대통령(얼굴)이 9일로 예정됐던 ‘국민과의 대화’를 연기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당초 취임 100일이던 3일에 하려다 18대 국회 개원 연설(5일) 이후에 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9일로 잡았던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 개원 전망이 불투명해져 일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기한 이유가 국회 개원 협상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선 “쇠고기 파문과 촛불집회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르면 5일께로 예상됐던 인적쇄신안 등 국정 수습책 발표도 다음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이처럼 다시 수비형 대열을 갖춤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인적 쇄신이 지연되고, 쇄신 폭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쓰던 사람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며 “서울시장 당시 교통체제 개편 때도 책임자 사퇴론이 들끓었지만 사퇴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쇄신안이 민심을 다독이기는커녕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청와대가 너무 안이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한승수·류우익 안 바꿀 듯=한승수 국무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 등 ‘빅 2’는 일단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민심 수습과 청와대의 면모 일신을 위해 류 실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는 온도 차가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류 실장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청와대 전체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가능성이 극히 작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한 총리의 경우도 점차 유임설이 번지고 있다.

◇박재완은 사회정책수석으로=청와대의 수석비서관급 개편 폭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박재완 정무수석이 공석인 사회정책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정도다. 정책학 교수 출신인 박 수석은 새 정부 출범 때부터 사회정책수석에 적임자란 평이 많았다. 하지만 마땅한 정무수석감을 찾지 못한 이 대통령이 그를 초대 정무수석에 앉혔다. 하지만 새 정부의 취약한 정무 능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박 수석이 표적이 됐고, 결국 본인의 전공 분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정무수석감을 놓고 이 대통령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박형준 청와대 입성할까=정무 라인 보강을 위해 신설될 비상근 정무특보에는 총선 때 낙천한 맹형규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박형준 전 의원이 수석급 홍보기획보좌관에 기용되느냐는 여권 내부의 뜨거운 화두다. 대선과 인수위 시절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역할을 한 박 전 의원은 한나라당 내 쇄신파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청와대 내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청와대 주류, 또 이들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한나라당 인사들 간의 파워 게임이 작동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내각은 청와대에 비해 경질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대해선 후임자 하마평까지 정부 내에서 돌고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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