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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기자의 원포인트 헬스] 근육운동 + 유산소운동 = 비아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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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에 좋은 음식이 있나?’ 오래전 한국을 찾은 외국의 유명한 성(性)의학자를 인터뷰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이 손가락만 좋아지게 하는 음식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아직도 얼굴이 뜨거운 우문현답이었다.

섹스는 몸과 마음의 건강지수가 높으면 자연히 좋아진다. 성생활이 곧 건강성적표인 셈이다. 운동을 시작한 뒤 섹스에 강해졌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한다. 운동이 심신의 건강을 좋아지게 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금 더 알고 싶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속된 믿음이다.

먼저 여성한테 근육질의 보디빌더 남성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는지를 물어보자. 대부분의 여성이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섹스를 할 때 팔과 가슴의 우람한 근육이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리라.

대신 여성들은 왕(王)자가 새겨진 복근, 헬멧처럼 단단해 보이는 둔근에 매력을 느낀다. 실제 복부를 구성하는 복직·복횡·복사근은 물론 엉덩이의 대둔·중둔·소둔근은 섹스를 할 때 적절한 파워를 구사하는 근육이다. 이들이 몰려 있는 부위가 ‘파워 존’이다. 복부에서 무릎 위까지 분포된 배·허리·대퇴부의 근육다발로 다양한 체위를 구사하는 데 적절히 기여한다. 섹스를 할 때 이들 근육의 쓰임새를 느껴보고 운동할 때 참고해 보자.

그렇다고 다른 근육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근육의 또 다른 기능은 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급감하는 것이 남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근력과 성욕, 야성을 부추기며 남성다움을 만들어주는 ‘섹스 호르몬’이다. 이들 호르몬은 특히 근육 운동을 하면 증가한다. 그것도 큰 근육을 고강도로 자극할 때 왕성하게 분비된다. 관절이나 심장만 허용한다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비아그라의 효과를 능가한다.

무엇보다 섹스의 운동효과는 혈관에서 나타난다. 음경의 내부는 해면체라는 모세혈관 덩어리로 돼 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혈관에 혈액이 가득 차는 현상이 발기다. 유산소 운동은 이들 혈관이 탄력을 되찾도록 도와준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한두 주가 지나면 벌써 기분 좋은 아침을 맞는다.

유산소 운동은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50%에서 시작해 8주 후엔 75%까지 도달하는 것이 원칙. 단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같은 속도를 유지하기보다 속도를 가감하는 것이 심폐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더 유리하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아내와의 성생활을 오랜 세월 지속한다. 1회성 발기부전치료제에 매달리기보다 헬스장에 등록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부 금실도 훨씬 돈독히 한다는 얘기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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