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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한보 자금난 이용 盧씨 900억 사채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실명제 실시 직후 900여억원을 대기업 명의로 실명 전환한뒤 이들 기업을 상대로 고리(高利)의 사채놀이를 해왔으며 나머지 비자금 900여억원도 모두 차명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검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盧씨 부정축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安剛民검사장)는3일 이현우(李賢雨)전 청와대경호실장에 대한 3차 소환조사와 계좌 추적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이들 기업인을 소환해 실명전환및 돈을 빌리게 된 경위등에 대해 조사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盧씨는 93년9월 차명계좌에 있던 비자금을 실명으로 전환키로 하고 자금난을 겪고 있던 한보그룹과 대우그룹을선정,실명전환 대가로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등 사채놀이를해왔다는 것이다.
盧씨는 측근 경제통인 L씨등을 통해 사채시장등에서 급전(急錢)을 구하는 기업들을 1차 선정한뒤 자신과 친분이 있고 믿을만한 이들 두기업을 직접 골랐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조사결과 이들 기업은 盧씨가 직접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금 제공에 따른 이자는 시중 은행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조건등은 이들 기업 관계자를 통해 확인,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 다.
盧씨가 사채놀이를 해왔던 자금은 한보그룹 계열인 한보상사 정태수(鄭泰守)총회장 명의의 600여억원과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 명의의 300여억원등 모두 900여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盧씨의 잔여 비자금 1,800여억중 나머지 900여억원은 11개 차명계좌에 현금으로 분산 입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두기업 총수를 불러 실명전환을 해주게된 경위와 조건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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