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MB 자문위원 맡았다

중앙일보

입력 2008.05.07 01:49

업데이트 2008.05.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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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빌 게이츠 회장이 6일 청와대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右>과 악수하고 있다. 빌 게이츠 뒤쪽은 류우익 대통령실장. [사진=김경빈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6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과 세계적 소프트웨어 업체 회장의 만남이었다. 면담과 만찬 등으로 두 사람은 1시간30분을 함께 보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대목은 재산의 사회 헌납 등 자선(慈善)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재산의 사회 헌납을 약속했고, 게이츠 회장은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선사업을 펼쳐 왔다.

올해 7월 MS 회장직에서 퇴임할 예정인 게이츠 회장은 “회사를 나가면 자선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전 세계 60억 명의 인구 중 상위 20억 명은 컴퓨터를 살 수 있고, 중간 20억 명은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는데 문제는 하위 20억 명의 빈곤층”이라며 “부자들이나 기업을 찾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써 변화를 가져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했다. 게이츠 회장은 “기술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내 생애를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장에서 게이츠 회장은 “이 대통령도 기부를 많이 하시고 자선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며 “퇴임 후엔 함께 자선사업을 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좋은 아이디어다. 특히 아프리카 등지에 대한 기여가 중요할 것 같다”며 흔쾌히 응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게이츠 회장은 “당분간은 어렵겠지만 북한에도 인터넷이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의 발전과 ‘IT 양극화’문제도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이 “인터넷 문화와 관련된 사람들은 삶의 질이 높아지지만 이와 동떨어진 사람들은 삶의 질이 떨어지며 정보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자 게이츠 회장은 “한국이 기술 개발을 통해 인터넷 광통신망의 가격을 낮춰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접속의 기회를 제공한 것을 잘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건국 60주년을 맞아 진정한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적 인사들의 지혜와 경륜을 구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게이츠 회장에게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을 제안했다. 이에 게이츠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중시하며 경제 활력을 적극 제고하는 한국 새 정부의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제안을 수락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게이츠 회장은 자개로 만든 박스 속에 X박스(MS의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를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고, 이 대통령은 백자 접시와 주석으로 만든 ‘국제자문위원’ 위촉배를 내놓았다. 이날 게이츠 회장은 “차량 IT와 게임, 교육 등의 분야에 있어서 향후 5년간 모두 1억4700만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또 “MS는 앞으로 5년간 7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로 게이츠 회장의 이 대통령 접견에 앞서 한국MS는 현대·기아차 및 정보통신진흥연구원과 차량 IT혁신센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한국게임진흥원과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 건립을 위한 MOU를 각각 체결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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