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펀드야놀자] 이중으로 새는 펀드수수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모든 재간접펀드는 투자설명서에 편입되는 펀드들의 수수료와 재간접펀드의 수수료를 합산해 명시하고 있으나 요약 투자설명서에는 생략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 판매사들이 재간접펀드의 이중적 수수료 구조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고 비난한 것 같습니다.

수수료는 펀드 투자 의사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정식 투자설명서뿐 아니라 요약 설명서에도 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이것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투자자가 투자설명서를 보는 것은 최초 매입할 때뿐인 데다 재간접펀드의 투자대상 펀드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분기별로 받아보는 운용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도 재간접펀드에 투자했다면 당연히 수수료가 이중으로 지급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겠지요.

말씀드렸다시피 재간접펀드는 수수료를 이중으로 물어야 하는 ‘숙명’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주식이나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일반펀드도 별도의 수수료가 있는 다른 펀드에 자산의 2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몇몇 주식형 펀드의 보유 내역을 살펴보니 같은 운용사의 다른 주식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경우뿐 아니라 현금 대신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운용사가 그렇게 해서 편입한 MMF 규모는 한때 700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그 MMF의 신탁보수율은 연 0.03%로 매우 낮지만 규모가 크다 보니 금액기준으로 2억원에 달합니다. 수수료가 이중 부과되지 않는 모자펀드라면 몰라도 일반적인 펀드가 수수료가 존재하는 동일 운용사 펀드를 무려 2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왜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산운용협회가 공시하는 펀드총비용(TER) 산출방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총비용은 최근 1년간 지급된 펀드의 신탁보수뿐 아니라 주식거래수수료 등 기타 비용을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여기에는 편입된 다른 펀드를 통해 빠져나간 비용이 제외돼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은 알아야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총비용이 아닌 셈이지요.

최상길 제로인 전무 (www.funddoctor.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