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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상외교 파트너 해부 ③ 후진타오 중국 주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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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베이징 올림픽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일본 방문길에 오른 이명박 대통령은 올림픽 때나 그 이전에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66)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66)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하지만 그들의 개인적인 면모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두 사람 모두 평소 말을 아끼고 현장을 많이 찾는 스타일이다. 과거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류의 카리스마는 없지만 치밀하고 깔끔한 일 처리가 돋보이는 인물이다. 그리고 13억 인구의 거대 중국을 이끌어 가는지도자답게 매우 실용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독서=대학 시절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이후 철저한 자기 관리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인지, 개인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무슨 책을 즐겨 읽느냐는 개인 취향조차도 권력 싸움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잘 알기 때문이다. 명문 칭화(淸華)대를 졸업한 후 전공인 수리(水利) 분야 외에 정치 사상 서적에도 꽤 깊이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2년 불과 49세의 나이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된 이후에는 국가 경영에 관한 책을 주로 탐독했다. 최고 지도자가 된 2002년 처음 시작한 정치국 ‘집체(集體:단체) 학습’을 보면 그의 취향을 일부 짐작할 수 있다. 이 학습 내용을 정리해 출간한 단행본 『고층강단(高層講壇)』을 보면 후 주석의 관심이 정치·안보·경제에서부터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에까지 이르러 방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가 경영에 도움이 될 실용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취미·건강=대학 시절엔 교내 합창단의 일원이었다. 당시 미국에 맞섰던 쿠바의 대학생 1500명을 맞아 환영 노래를 부를 때도 참여했다. 지난해 홍콩 반환 10주년 행사장에선 류더화(劉德華)의 ‘중국인’이란 노래를 좋아한다며 같이 부르기도 했다. 노래뿐 아니라 사교춤에도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의 걸음걸이는 가뿐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키 1m75㎝ 전후로 비교적 큰 편이다. 200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체중이 다소 늘어났으며, 당뇨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가끔 얼굴에 붓기가 있어 신장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짙은 검은 머리가 인상적이지만 올림픽 성화 환영 행사가 열린 지난달 천안문 광장에서는 염색을 하지 않아 하얀 귀밑머리를 노출하기도 했다.

◇음식=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시에서 태어나 자랐다. 인근 양저우(揚州)의 볶음밥인 양저우차오판(炒飯)을 어려서부터 먹고 자랐다. 선조들이 대대로 살았던 안후이(安徽)성에서 나는 치먼(祇門) 홍차, 황산(黃山) 마오펑(毛峰) 등의 차 잎을 선호한다.

◇패션=기본형 정장을 즐겨 입는다. 권위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17차 당 대회 때 줄무늬 정장을 한 것이 극히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을 만큼 튀는 의상을 피한다. 당시 홍콩 언론 등 외신들은 그의 패션 변화를 주목했지만, 그다음부터 다시 평범한 정장으로 돌아갔다. 다만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인민해방군 관련 행사가 있을 때면 반드시 짙은 녹색의 군복으로 갈아 입는다. 후 주석의 이미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경이다. 안경 알이 큰 금테 안경은 학구적이고 지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중국 2인자 원자바오 총리
동서양 문학작품 인용 잘해
점퍼 차림 즐기는‘일중독자’

◇독서=베이징 지질학원을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지만 누구보다 인문학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서양의 고전을 애독하고 중국의 고전시와 현대시를 두루 암송한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환공(桓公)의 패업을 도운 명재상 관중(管仲)의『관자(管子)』를 자주 인용한다. 후진타오 주석을 보좌하는 중국 정계의 2인자 이미지에 어울리는 대목이다.

2006년 9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앞서 서구 언론과 만났을 때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실천이성 비판』에 나오는 명구를 읊으면서 자신의 면모를 확연히 보여줬다. 이날 그는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동서양 문학 작품을 인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초(楚)나라 충신 굴원(屈原)에서부터 청(淸)나라의 재상 좌종당(左宗棠)을 비롯해 중국 현대 시인 아이칭(艾靑)의 작품을 적재적소에 인용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취미·건강=일이 곧 취미라고 할 정도로 매사에 분주하다. 중국의 2800여 개 현을 대부분 직접 돌아봤을 정도로 현장 행정을 중시하는 실무 중시형이다. 부인은 중국 보석협회 부주석을 지냈지만 뼈括?보석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가 1m72㎝ 전후인 원 총리는 몸에 군살 한 점 없을 정도로 늘씬하다. 지난해 4월 한국 방문에 앞서 당·정 지도부의 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났을 당시 원 총리는 약간 말랐다는 인상을 줬다. 학창 시절부터 탁구와 야구를 좋아했다. 지난해 4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리쓰메이칸(立命館)대 야구부가 기증한 유니폼을 입고 학생들과 야구를 하기도 했다.

◇음식=그가 나고 자란 톈진(天津)의 대표적 음식은 거우부리(狗不理)다. 강아지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고약한 이름의 이 음식은 찐만두의 일종이다. 톈진의 명문 난카이(南開) 중학교 동문 선배인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처럼 유년기를 톈진에서 보낸 원 총리도 거우부리를 즐겨 먹고 자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패션=정장보다는 점퍼와 운동화 차림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지 오래다. 운동화와 녹색 점퍼를 몇 년째 입어 검소한 총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초 중국 중남부 지방에 폭설이 몰아닥쳐 귀성 대란이 생겼을 때도 원 총리는 점퍼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면서 국민과 함께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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