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외논단>美 고립주의 경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은 아직도 미국이 세계 지도국의 위치에 있음을 재확인하는 날이다.미국은 지난 50년간 국제문제를 주도해왔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나라들은 미국의 국익과 원칙들,미국 통화인 달러와 무역,美국민과 안보에 대해 호의적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세계 지도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그것도 해외에서가 아니라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는 의회에서 나오고 있다.의회는 ▲유엔에 대한 기여를 줄이고 ▲美.멕시코국경 문제를 줄이기 위해 약속한 對멕시코차관 및 차관보증을 축소하고 ▲러시아 핵무기해체경비 조달 중지 ▲對아프리카 개발지원 축소▲미국안보의 최전선 인 해외공관과 미국문화원도서관의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대외지원감축은 유엔에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반대하는투표를 하도록 하고 있다.이는 단순히 예산절감의 문제가 아니라마구잡이式 예산축소에 불과하다.
美연방정부가 국제문제에 투입하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1.5%에 지나지 않는다.미국의 대외지원예산 축소는 미국의 대외외교와세계지도력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다.
국제문제에서 다른 나라 정부와의 협상이 지루하고 조정이 복잡하며 협력이 곤혹스러움은 사실이다.
그러나 美의회는 미국의 우방 및 동맹국들의 반응을 멋대로 무시하고 미국대통령의 행동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하원은 중.동유럽국가들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입국가 선별에 치중하고 있다.이는 러시아와 다른 옛소련권 국가들을 자극하는 위험한 행동이다.
의회는 또 어렵사리 이뤄낸 중동협상을 일방적으로 번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팔레스타인에 대한 추가재정지원을 봉쇄하고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려고 시도하고 있다.
보스니아사태에선 영국.프랑스등의 유엔보호군(UNPROFOR)의 안전을 저해하면서까지 對보스니아 무기금수조치를 폐기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멋대로」하면서 이란.이라크.리비아등을 상대로한 경제봉쇄에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
美의회는 또 국제해양법조약과 국제생물다변화회의협정을 비준하지않고 있다.
이처럼 기존 국제조약 비준을 기피하면서 어떻게 다른 나라들에미국의 뒤를 따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특히 美의회가 미국의 유엔평화유지군 참여를 무력화하려는 노력은 가장 위험한 「시내트라 신드롬」의 하나다.
美의회가 주장하는대로 유엔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유엔을 버리기보다 미국은 적극적 참여를 통한 유엔 개혁을 주도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리=陳昌昱워싱턴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