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윤여준 “유권자가 무서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 16대 총선기획위원장으로 공천 물갈이를 주도한 윤여준 전 의원은 3일 당시 공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16대 총선을 두 달 앞둔 2000년 2월. 한나라당의 거물 정치인인 김윤환·이기택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공천 학살’이라고도 불린 세대 교체 공천은 신상우·김광일씨의 탈락으로 이어졌다.

윤 전 의원은 “그들에게 잘못이 있어서라기보다 과거 정치를 주름잡던 이들이어서 배제시켰다”며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는 거센 해류와 같아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이 총재와 한나라당이 날아갈 상황이었다. 유권자가 무서웠다”고 물갈이 배경을 말했다.

그는 “처음 이 총재에게 이 같은 공천 구상을 꺼냈더니 버럭 소리를 지르며 ‘제정신이냐’고 했다. 주변에서도 반대가 많았지만 ‘한 시대를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 달 가까이 설득한 끝에 내 판단이 옳다고 생각한 이 총재가 ‘그렇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 순간 내 주장에 반대했던 양정규·하순봉 전 의원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더라”고 회고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의 공천에 실무 책임자로 깊숙이 관여한 신동철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선거는 공천할 당시에 이기고 있다고 보는지, 지고 있다고 보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신한국당은 이재오·김문수·이우재·정태윤씨 등 민중당 출신과 개혁 성향의 안상수·홍준표씨 등을 영입하는 ‘물갈이 공천’을 감행했다.

이 공천은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가 주도했다. 신 전 부대변인은 “민자당(신한국당의 전신)이 1995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뒤 15대 공천에 모든 것을 걸었다”며 “이기기 위해 개인 경쟁력이 제일 높은 사람 순으로 공천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천은 개혁이나 물갈이가 아니라 오직 승리가 목적이었다. 그래서 민정계 세력이 잘리는 아픔에도 불구하고 고(故) 김윤환 의원도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은 김문수 의원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현역 의원 36%를 물갈이했다. 공심위원이었던 심규철 전 의원은 “차떼기로 대표되는 대선 자금 때문에 당의 이미지를 바꾸는 게 급선무였다”며 “여론조사를 통한 교체지수를 만들어 물갈이를 했고, 초선의 경우 60세 이상은 공천을 주지 않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신용호·이가영 기자

■ 총선 출마자들은 조인스 사이트로 !

4월 9일은 총선의 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탄생으로 권력이동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관심은 국회 권력 향배입니다.

중앙일보 조인스가 18대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올릴 수 있는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유권자는 자기 지역에 누가 출마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출마 희망자는 조인스 사이트에 접속해 주어진 양식에 맞춰 자료를 올려 주십시오.

‘저승사자’들이 밝힌 물갈이의 이유

▶ 18대 4.9 총선 출마희망자 정보 등록하러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