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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도 투자하기 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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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장면1=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7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102.08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도 온스당 960달러 선을 돌파, 1000달러를 눈앞에 두게 됐다.

#장면2=27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3월물 가격은 장중 부셸당 13.44달러까지 올라 최고치를 경신했다. 25일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밀 값은 하루 새 20%가 급등했다.

#장면3=베트남 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비 15.7% 상승했다. 12년래 최고치다.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7.1%를 기록, 1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파고가 세계를 덮치고 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위기는 곧 기회’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빛을 발하는 투자 전략이 있다.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찾아라=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종목은 농업 관련 주다. 곡물 값 급등에 관련 주가도 천정부지로 솟는다. 비료업체 조비는 이달 초 7000원 선이던 주가가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금은 2만원 선을 넘보고 있다. 카프로(37%)·남해화학(33%)·농우바이오(25%) 등도 이달 들어 일제히 급등했다. 그러나 28일엔 그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오름세가 주춤했다.

농산물 급등에 따른 반사효과를 노리는 테마도 있다. 수산물 관련 주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곡물·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수산물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돼 있다”며 동원산업·신라교역·사조산업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역발상의 접근이 돋보이는 전략도 있다. 대신증권 곽병렬 연구원은 “포스코·SK에너지와 같이 과점적 성격이 강한 철강·에너지 대표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부담을 후방산업이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우월한 가격협상력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호재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정효진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소맥 가격의 인상분을 밀가루 값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전가시켜 이익이 줄어들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DLS·물가연동채권 투자해 볼까=원자재 및 곡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7일까지 콩·밀·금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한다. 1년 만기의 원금보장형 상품이라 가격 급락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인플레이션율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결정되는 채권도 주목할 만하다. 바클레이스캐피털에 따르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연계 국채 시장은 2년간 50% 성장해 1조5000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다만 국내에서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는 동양종금증권이 취급하는 상품이 유일하다. 증권사 측에 따르면 지금 이 국채에 투자할 경우 5.48%의 수익률(세후)이 기대된다. 최인석 과장은 “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투자 수익이 늘어나는 상품”이라며 “그러나 최소 투자금액이 1000만원이고 만기가 9년 넘게 남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도 인플레이션의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섹터 펀드가 유망하다. 하나대투증권은 다음달 추천 펀드로 자원 부국인 러시아·동남아·중동아프리카 펀드 등과 원자재·곡물·뉴에너지 펀드 등을 꼽았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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