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행복한 눈물’

중앙일보

입력 2008.02.02 04:29

업데이트 2008.02.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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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는 1일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공개했다. 특검의 의뢰를 받은 최명윤 명지대 교수<右>가 그림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그룹 비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그림 ‘행복한 눈물’(로이 리히텐슈타인 작)이 1일 모습을 드러냈다.

서미갤러리 홍송원(55·여·사진) 대표는 이날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작품을 공개했다. 홍 대표는 “공개를 약속했었고, 특검팀이 요청해 와서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관된 장소에 대해선 “안전한 곳에 있었다”며 말을 아꼈다. 작품 구입 자금에 대한 질문에 홍 대표 측 한봉조 변호사는 “특검 수사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한 눈물’ 공개 현장엔 특검팀 관계자들과 공동취재기자단 10여 명만 참석했다. 홍 대표 측이 “그림 가격이 100억원이 넘는 고가여서 보안이 우려된다”며 특검팀에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림 공개는 오후 12시20분부터 20여 분간 서미갤러리의 내부 전시실에서 이뤄졌다. 취재진은 그림에서 5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벽에 걸린 그림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날 최명윤 명지문화예술대학원 교수와 함께 그림을 면밀히 관찰했다. 최 교수는 “리히텐슈타인의 진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복한 눈물’은 지난해 11월 김용철 변호사의 의혹 제기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김 변호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 등 삼성가 여성들이 2002~2003년 삼성 비자금을 이용해 600억원대 미술품을 구입했으며, 당시 구입가가 800만 달러인 ‘베들레헴 병원’(프랭크 스텔라 작)과 716만 달러인 ‘행복한 눈물’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행복한 눈물’은 내가 갖고 있고, ‘베들레헴 병원’은 제3자가 구입했다”고 반박했다. 삼성 측도 “삼성가와 삼성문화재단은 ‘행복한 눈물’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행복한 눈물’의 가격은 당초 구입가보다 훨씬 높은 1000만~18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미갤러리 측은 공개를 끝낸 뒤 고가 미술품을 싣는 특수차량을 통해 경기도 모처로 옮겨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서울 한남동 특검 기자실을 찾아와 “그림 한 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제는 (삼성이) 비자금에 대한 합당한 판단을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2003년 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부터 ‘행복한 눈물’이 자기 집에 걸려 있다는 걸 확인했고, 2003년 말 대검 중수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7억원 정도의 삼성채권이 그림을 사는 데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 1999년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실무를 맡았던 전 삼성SDS 직원 유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박수련·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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