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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육정책 10대 키워드를 알면… 자녀 교육 '길'이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단계별 대학자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장 2009학년도 입시부터 1단계로 수능등급제가 개선된다. 대학제도를 비롯한 교육제도의 근간이 숨가쁘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용어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교육 용어는 정책·제도가 바뀌면서 새로운 힘을 얻기도 하고 퇴색하기도 한다. 주요 교육 용어를 정리하면서 우리 교육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수능등급제 1년만에 폐지…표준점수 공개
수능 영어 빼고 국가영어능력시험 도입
기숙형공립·마이스터고 등 고교 다양화

■수능등급제=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총점 대신 계열별 백분위에 따라 수험생의 등급을 정하는 제도. 기존의 수능 의존도를 줄이고, 수능을 자격기준으로만 활용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2008학년도 대입 수능의 경우 전체 수능 응시학생을 400점 만점 변환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최상위에서 최하위까지 9등급으로 나눴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은 제공되지 않았다. 수능등급제는 학생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당장 올해 입시부터 표준점수와 백분위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수능등급제가 시행 1년 만에 폐지되는 것이다.
 
■3불(3不)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등을 금지한다는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이다. 교육의 양극화와 사교육 심화를 막자는 취지로 도입된 정책이다. 대학들은 3불 정책이 학생 선발 등 대학의 자율성을 막는 정책이라며 반대해왔다.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에 의해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3불 정책은 사실상 무효화할 것 같다.
 
■본고사=1970년대식 국어·영어·수학 중심의 필답 고사형 시험이다. 사고력이나 논리력보다는 암기력에 초점을 맞춘 시험이다. 80년대 초반 학력고사 시행으로 폐지됐다. 대학입시 자율화방안에 따라 대입 본고사가 30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상위권 대학들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논술을 본고사 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란이 있다.
 
■대학별고사=대학별 고사는 과거의 암기식 본고사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된 시험이다. 대학별로 자체 출제하되 전 과목을 통합해 사고력·논리력·창의력을 평가하는 진일보한 시험이다. 특히 기존 대학별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서 영어 지문을 주고 논술을 작성하게 하거나 해당 외국어로 직접 에세이를 작성하게 하는 형태의 시험을 치를 수도 있다.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준말이다. 대학 운영의 자주성과 공공성을 높이며, 대학교육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82년 만들어졌다. 대학 전반의 제도·운영에 대한 연구개발과 지원을 한다. 인수위는 상반기 중에 교육부의 대학 업무를 대교협에 넘기기로 했다. 대교협은 오는 6월 이전에 2010학년도 대입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논술이 본고사 식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교협은 자율규제위원회를 만들어 논술 시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이 기준을 어기는 대학은 대교협 차원의 제재를 받게 된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대통령직 인수위가 현재 중2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13년부터 수능시험에서 영어를 빼고 상시로 영어능력을 평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어능력 평가시험은 현재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중인 국가공인영어능력시험이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시험은 말하기·듣기·읽기·쓰기 등 4개 영역이며, 인터넷 기반 시험 방식으로 치러진다. 연 최소 4회 이상 응시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올해 안에 영어능력 평가시험의 개발·시행을 맡을 한국 영어능력평가재단을 설립하기로 하고 준비위원회를 곧 가동할 예정이다.

국가공인영어능력시험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 축적이 충분하지 않으면 여러 번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학생들을 영어 사교육에 몰두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사교육이나 해외연수를 통해 영어 실력을 쌓은 뒤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는 수능과목에만 집중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립형 사립고=학교운영의 전권을 사학 재단이 갖는 형태다. 학교는 교과과정 운영과 학생 선발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기 때문에 등록금과 재단 의무 전입금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등록금은 일반 고교의 3배 정도. 재단 의무 전입금은 학생 등록금의 20% 정도다. 현재 민족사관고·해운대고 등 6개 학교가 전국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이명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자율형사립고는 재정 결함 보조금(정부지원금)이 없다. 등록금은 일반고교의 3배까지 받을 수 있다. 재단 전입금은 학생 등록금의 10%다.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정부의 장학금(정원의 30%)이 대폭 지원될 예정이다. 자립형 사립고보다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한 모델이다. 예컨대 학사운영을 현행 2학기 대신 3·4학기 등으로 바꿀 수 있다. 교과 편성 등도 학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기숙형 공립고=최근 이명박 당선인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에 따라 기숙형공립고를 전국적으로 150개, 서울에 5개를 설립하기로 했다. 기숙형 공립고는 중소도시와 농어촌 등의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를 갖춘 학교를 말한다.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 학생으로 선발해 낙후 지역의 교육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공교육을 통해 자사고 못잖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마이스터고교=전국적으로 50개, 서울에 20개를 설립하기로 했다.
마이스터고교는 전문계 특성화 고교를 말한다. 기존의 전문계고와 특성화고교 등 예전의 실업계고교를 발전시켜 자동차·기계·중장비·세공·요리·전통공예·보건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실력자를 양성하게 된다. 직업인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보면 된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도움말=김규한·황인수 대성학원 원장,
김기현 링구아어학원 원장, 송긍복 대동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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