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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충돌 … “부산진갑 20명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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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안에서 공천을 따내려는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공천을 둘러싼 이 같은 신경전은 ‘친(親)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사이에 극심하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친MB(‘명박’의 영문 머리글자)계’ 주축인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의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박 팀장은 청와대 입성 또는 이 의원 지역구나 대구 중 한 지역에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역시 비서실 소속으로 이 당선인의 측근인 권택기 정무2팀장도 청와대로 가지 않으면 고양 일산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이곳은 ‘친박계’ 3선 김영선 의원의 지역구다.

 이 밖에 ‘친박’으로 꼽히는 엄호성(부산 사하갑) 의원의 지역구에도 김해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낸 한선교(경기 용인을) 의원도 이 당선인 측인 윤건영 의원과 맞붙게 됐다.

 이처럼 대부분 격전 예상지에선 ‘친MB’ 인사들이 도전자이지만 반대인 곳도 있다. 이 당선인의 유세단장이었던 권오을(경북 안동) 의원의 지역에서는 당선인 비서실에서 활약 중인 허용범 전 박근혜 경선캠프 공보특보의 출마설이 돈다.

 ◆‘비례 실세’들의 지역 도전=비례대표로 이 당선인 캠프에서 활약했던 의원들의 지역구 찾기도 숨가쁘게 진행 중이다.

 대표주자는 경선캠프에서 ‘홍일점 대변인’이었던 진수희 의원이다. 진 의원은 최근 서울 성동갑에서 출마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이 당선인의 방송토론을 도운 박찬숙 의원도 수원 영통에 공천을 신청했다.

 나경원 당 대변인은 출마가 예상되지만 지역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다. 그는 송파병 등 서울 지역 몇 군데를 놓고 고심 중이다. 최근 정부조직 개편안을 주도한 박재완 의원도 주변의 출마 권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지역을 못 정했다.

 ◆몰려오는 ‘신(新)실세’들=‘이명박을 만든 사람들’도 대거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수년간 이 당선인을 바로 옆에서 보좌해온 만큼 해당 지역구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우선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은 경기 고양 일산갑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의 일전을 준비 중이다. 이 당선인의 ‘가신그룹’인 강승규·조해진·송태영 부대변인도 각기 서울 마포갑, 경남 밀양-창녕, 충북 청주 흥덕을을 택해 관리 중이다. 또 김영우 국제전략연구원(GSI·이 당선인 싱크탱크) 정책실장은 경기 포천-연천에서, 언론사 출신인 김용태 인수위 전문위원은 서울 양천을에서 공천을 노린다.

 ◆‘광풍 지대’=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김병호 의원이 의원 직을 상실한 부산진갑에는 “당 내에서만 20명이 몰렸다”는 소문이 돈다. 곽성문 의원이 탈당한 대구 중-남구에도 비례대표 이주호 의원, 박창달 전 의원 등 10여 명의 당내 인사가 공천을 바라고 있다. 이런 지역은 ‘광풍 지대’로 불린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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