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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 사형수에 명예졸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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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 당한 고 여정남(사진)씨가 대학 입학 44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경북대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휘말려 1975년 사형이 집행된 여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여씨의 명예를 회복해 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대학 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인혁당 재건위 사건 재심에서 법원이 여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명예졸업장 수여일이 졸업식 날인 다음달 25일이나 사형이 집행된 날인 4월 9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여씨와 이재문씨 등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됐다가 희생된 경북대 출신 3명을 추모하는 공원을 교내에 설치하는 문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출신인 여씨는 64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뒤 ‘6·3 한일회담’ 반대 투쟁 등 시위를 주도하다 제적과 복학을 되풀이했다. 그러다 74년에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4학년 재학생이었던 여씨는 사형 선고를 받은 뒤 20여 시간 만인 4월 9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여씨 등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숨진 8명의 희생자 유족들은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지난해 8월 승소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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