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연희동에 서울 차이나타운 추진”

중앙일보

입력 2008.01.07 05:07

업데이트 2008.01.0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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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인터뷰에서 ‘문화도시 서울’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만난 사람=고대훈 내셔널 데스크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으로는 문화 경쟁력이 도시 경쟁력”이라며 “‘문화도시 서울’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순 서울에서 ‘글로벌 메트로폴리탄 포럼’을 연다. 프랑스의 문명학자 기 소르망 같은 국제적 석학들이 모여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를 주제로 토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오후 서울시청 내 시장 집무실에서 오 시장을 만났다. 그의 올해 화두는 ‘문화도시 서울’이다. “하반기부터는 한강 노들섬 문화 콤플렉스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월 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제2 롯데월드 사업도 다시 시동을 걸고, 연남동(마포구)과 연희동(서대문구) 일대에 차이나 타운도 구상하고 있다. 무능하고 태만한 공무원을 퇴출시키는 ‘공무원 철밥통 깨기’의 인사 실험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는 독자의 이해를 위한 설명).

-신년사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해법을 ‘문화’에서 찾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취임 1년 6개월 동안 시범사업을 했다. 많은 미래학자와 도시 전문가가 미래 도시가 나아갈 방향은 문화에 있다고 얘기한다. 시민들이 주머니 사정과 상관없이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가 흐르는 서울’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 ‘천원의 행복’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추진하는 사업이 많은데 노들섬 문화 콤플렉스는 진척이 더디다.

“그동안 말 못 할 속사정이 있었다. 취임 직후였던 2006년 7월 프랑스 건축가 장 르벨 작품이 선정돼 올라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에 출품했다가 떨어진 컨셉트였다. 그런데 이게 국제 공모라 진행을 안 해도 문제가 된다. 여론도 별로 안 좋았다. 문화 콤플렉스인데 오페라하우스로만 있어 오페라 팬 외에는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런 부정적 여론을 보완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올 상반기 안에 설계를 마치고, 하반기엔 본격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한강 노들섬(11만6000㎡)에 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야외음악당 같은 복합 문화공간을 건설하는 ‘노들섬 프로젝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시장이던 시절부터 추진됐다. 그러나 오 시장 취임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연남동과 연희동 일대에 ‘차이나 타운’ 조성을 구상하고 있는가.

“‘차이나 타운’은 서울에 꼭 필요하다. 특히 외국 관광객 1200만이란 목표를 이루려면 중국 관광객 유치가 절실하다. 그들에게 그들의 먹거리가 있어야 한다. 취임 초기부터 생각했다. 연희동 쪽은 반대 의견이 많아 일단 연남동부터 시작할 것이다. 이미 대형 중국음식점을 비롯한 토대가 갖춰져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연 발생적으로 늘어가는 것을 뒷받침하고,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봐 가며 적극 추진할 것이다.”(※서울시는 지난해 7월 외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을 ‘글로벌 빌리지’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연남동·연희동을 차이나 타운 후보지로 제시했다. 지난 연말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제2 롯데월드는 다시 추진하나.

“새 정부에서 재시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초고층 빌딩은 어디에 짓느냐가 문제인데, 4대문 안보다는 용산·상암·잠실이 적지라고 생각한다. 제2 롯데월드는 현 정부에서 국방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따지고 보면 그 건물이 비행금지구역 안에 있지도 않다.”(※제2 롯데월드는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맞은편에 112층(높이 555m)짜리 초고층 건물을 짓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정부는 국무조정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서 ‘불허’로 결론을 내렸다.
‘인근의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비행 안전에 지장이 있다’는 공군의 반대 때문이다)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월드디자인플라자를 짓는 사업은.

“축구장 안에 있는 풍물시장 900개 노점상과는 거의 합의가 이뤄졌다. 신설동에 풍물시장을 조성해 주기로 했다. 사실 현재 위치에선 장사가 잘 안된다. 옛 숭인여중 부지로 옮기면서 서울시가 투자해 번듯한 풍물시장을 만들고 마케팅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새 풍물시장 공사는 2월 말이면 끝난다.”(※현재 축구장에는 청계천 복원 당시 옮겨온 노점상들이 모여 영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월드디자인플라자를 건물을 세우고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축비가 당초 예산에서 1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처음엔 통상 건축물 기준으로 예산을 잡았는데, 자하 하디드라는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을 선정하면서 불가피하게 늘었다. 이게 유례없이 공법이 어려운 곡선 형태의 건축물이다. 처음 시도하는 거라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스페이스 마케팅’이라고 해서 건축물 하나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과감히 수용했다.”(※애초에 서울시가 밝힌 예산은 2274억원이었으나 나중에 3753억원으로 1479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시도했던 ‘공무원 철밥통 깨기’는 전국적으로 파장이 컸다.

“시스템이 덜 갖춰진 상태에서 퇴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바람에 저항도 있었다. 그걸 계기로 상시기록 평가 시스템을 만들었다. 3~4월이 되면 중·하위직 정기 인사가 있다. 그때는 상시기록 평가 결과에 따라 솎아낼 사람을 고를 수 있다. 공무원 정원은 지난해 330명을 줄였고, 올해도 똑같이 줄일 것이다. 내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4년간 1300명 정도 축소할 것이다.”

-전임 서울시장(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면서 서울시장의 무게가 예전보다 커졌다. 다음 대선을 생각하나.

“아니다. 시장 직을 한 번 더 하는 게 목표다. 옛날에는 임기 동안 눈에 보이는 굵직한 사업을 해놓으면 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미래 도시의 시장은 소프트웨어를 잘 갖춰 도시의 매력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최소한 두 번은 해야 틀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내 한·독 산업단지의 외국인용 오피스텔은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제3의 해법을 찾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독일에서 들어오기로 했던 연구소가 실제로 들어오는 것이다. 일단 5월 말까지 시간을 줬는데 자칫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상암 DMC 사업은 고건 시장 시절에 추진돼 이명박 시장 시절에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한·독 산업단지의 오피스텔 부지를 외국인 50% 이상 입주를 조건으로 싼값에 수의계약으로 넘겨줬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내국인에게 오피스텔을 분양하면서 외국인 50% 입주 조건을 지키지 못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BBK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정리=주정완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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