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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가히 한강의 재발견이라 부를 만한 영화다. 영화 초반 낚시꾼 두 명이 괴생명체를 발견한 잠실대교 근처, 괴물이 현서를 낚아채 뛰어든 서강대교 부근, 괴물과의 마지막 사투가 벌어진 원효대교 북단을 비롯해 이밖에도 동작한강공원, 밤섬 등 한강의 구석구석이 영화 촬영장으로 쓰였다.
양호대교 아래 선유정수장 시설을 재활용한 선유도 공원도 단골 영화촬영장소로 꼽을 수 있다. 매번 화제를 몰고 다니는 김기덕 감독의 10번째 영화 <사마리아>도 이곳 선유도 공원에서 촬영을 했다는데. 영화 초반 두 여주인공이 놀러가는 곳, 상대방 남자들의 전화를 기다리는 곳, 원조교제한 남성을 아버지가 살인을 저지르는 곳 등이 모두 선유도이다.
성룡 같은 액션배우를 꿈꾸는 태권도 전공 학생 이지환(권상우)과 배우 지망생 진달래(김하늘)의 11년 우정과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 <청춘만화>에서도 선유도의 아름다운 정경이 고스란히 베어 있는데, 카메라는 두 사람이 선유도의 곳곳을 쉼 없이 누비는 모습을 담아냈다. 쉼 없이 뛰고 넘고 오르는 두 사람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청춘만화>
인라인스케이트를 통해서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 영화 <태풍태양>. 극중 밤섬은 동경의 섬이다. 모기(이강우)와 한주(조이진)는 서강대교 위에서 밤섬을 내려다보며 밤섬에 스케이트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 한다. 그러고 보니 밤섬에 가면 뭔가 모를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밤섬은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 대신에 12월부터 2월까지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옆 한강변에 설치된 밤섬 철새조망대에서 철새들의 모습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완벽남 로빈(다니엘 헤니)과 그를 꼬시려는 여 주인공 민준(엄정화)이 차에서 내려 한강을 바라보던 곳이 바로 동작대교 남단에 위치한 포토아일랜드이다. 한강 위를 유유히 흐르던 유람선을 본 둘은 함께 유람선에 올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유람선 데이트는 로빈과 민준이 마음을 열기 시작한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연인의 마음을 얻고 싶은가? 바로 이곳으로 가 유람선 데이트를 즐겨 보시라. 영화 속 얘기처럼 연인의 마음이 열릴지도 모를 일 아닌가.
교도소에서 탈옥한 두 죄수 무석(차승원)과 재필(설경구)가 감옥을 탈옥해 도주하다 자신들이 광복절 특사 명단에 있는 것을 알게 되고서 교도소 보안과장과 통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그 장면이 한강 노들섬에서 촬영되었다. 한강대교 아래쪽에 있는 노들섬은 비어 있는 섬으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 한적하게 걷기에 좋다. 한 바퀴 도는데 20분가량 걸리니 마음이 복잡할 때 잠깐 노들섬을 찾아도 좋을 듯.
우리에게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라는 대사로 더 유명한 영화 <말아톤>. 극중 초원이 마라톤 연습을 하던 곳은 반포한강공원 주변으로, 달리는 초원의 모습 뒤로 반포대교와 동작대교가 보인다. 한강변을 달리며 손끝으로 한강변의 수풀을 쓰다듬는 장면은 싱그러운 정취마저 느끼게 한다.
탈북 청년의 가슴 아픈 순애보와 낯선 남한 사회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린 영화 <국경의 남쪽>에서 두 주인공이 키스신을 나누는 로맨틱한 장소가 나온다. 극중에선 평양 연인들의 은밀한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보통강변 길. 그러나 그곳이 바로 서래섬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보통강의 버드나무 숲이 반포 서래섬과 가장 비슷했기 때문이란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출연한 영화 <외출>에서는 각자 배우자들이 불륜 관계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한강변을 걷는다. “추운데 우리 뛸래요?”라는 남자 주인공의 물음에 여주인공은 대답 대신 한강변을 달리는데, 두 주인공이 달리던 장면에서 보이던 다리가 잠실대교이다. 영화에서처럼 한강위에 비친 다리경관 조명이 아름답다. 연인과 함께라면 이곳 가까이에 위치한 ‘석촌호수’도 추천한다. 한적한 호숫가를 거닐다보면 연인과의 사이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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