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SK에 ‘오브제’ 지분 넘긴 강진영·윤한희 부부

중앙일보

입력 2007.12.06 20:20

업데이트 2007.12.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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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패션 전문업체 오브제의 강진영(44·사진·左) 대표와 윤한희(44·여·右) 감사는 동갑내기 부부.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대표 주자인 이들에게 오브제는 자식 같은 존재다. “우린 오브제를 낳으면서 자식을 포기했어요. 오브제는 우리에게 지분이나 영업 실적 개념이 아니라 2세이자 인생 그 자체예요.”

둘은 이런 오브제를 지난달 29일 SK네트웍스에 팔았다. 손을 뗀 건 아니다. SK네트웍스가 100억원을 들여 설립할 뉴욕디자인센터의 대표와 감사로 일하며 디자인에 전념할 계획이다. 6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두 사람의 표정에선 그래도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왜 SK네트웍스에 지분을 넘겼나.

(강)“오브제·오즈세컨드 브랜드를 세계화하고, 와이앤케이·하니와이를 명품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이루는 데 중소기업으로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SK네트웍스를 지난달 8일 처음 접촉했는데 ‘한국이 낳은 세계 일류 브랜드를 만든다’는 꿈이 같았다.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려면 SK네트웍스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더 열심히 할 걸’하는 후회도 있다. 직원들은 지난주 회사를 판다는 소식에 눈물바다였다. 이제 우리의 꿈을 더 아름답게 실현하는 일만 남았다.”

-글로벌 디자이너와 대기업의 만남은 국내에선 드물다. 성공을 확신하나.

(윤)“이번 인수합병(M&A)은 우리에겐 결혼과 같다. 전문성의 오브제와 경영 능력의 SK네트웍스가 결합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조직이나 자본보다 사람, 즉 자율성을 강조하는 SK의 이미지였다. 배우자를 고를 때만큼 신중하게 선택했다.”

-2002년부터 뉴욕 컬렉션에 참가했다. 디자이너로서 어떤 가능성을 봤나. 벽을 느꼈다면.

(강)“컬렉션 참가 후 2년 만에 ‘라이징 스타’상을 탔다.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꿈도 못 꿔 시상식에 다른 사람을 보냈다. 뜻밖에 상을 받게 돼 대리 수상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후에도 매년 쇼만 참가한 뒤 짐을 싸서 서울에 오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와이앤케이를 주목하라”고 난리를 치던 뉴욕 패션계 인사들이 “와이앤케이는 얼굴도 안 보이고 이상하다”고 수군거렸다. 뉴욕에 머물며 현지인들과 긴밀히 교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달았다. 뉴욕 비즈니스에 더 역량을 쏟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숙제다.”

-신설될 뉴욕 디자인센터는 어떻게 운영하나.

(윤)“뉴욕 디자인센터의 투자 규모는 우리로선 상상 못할 금액이다. SK네트웍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 와이앤케이와 하니와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 국내 브랜드인 오브제·오즈세컨드는 한국 디자이너가 뉴욕디자인센터에서 순환 근무하면서 디자인할 것이다.”

-디자이너로서의 꿈은.

(강)“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우리와 동갑이다. 그를 이기는 게 꿈이다.(웃음) 또 우리 조직이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보다 막강한 힘을 갖게 될 때 우리 꿈은 이뤄질 것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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