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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 여성도전 열기 후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 날씨가 찌푸렸던 지난 6일 오전7시30분 도봉산.
이같은 날씨에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도봉산장을 향해 오를 때 난데없는 고함소리가 울려퍼졌다.마치 어리석은 생각하지 마라는 듯 등산학교 41期 학생 61명이 몸을 풀면서 지르는 구령소리였다.
학생들 중에는 여성도 21명이나 돼 암벽타기가 이제 남녀공용의 대중적인 레포츠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이들은 이미 전날 도봉산장에 도착,1박을 한 뒤 오전4시50분에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는 중이었다.
이들 학생이 5개팀으로 나뉘어 강사 10명과 함께 선인봉으로떠난 시간은 오전8시15분.
등반 루트는 37곳이 넘는 선인봉 암벽 루트중 은벽.허리.측면.남측오버행.바둑이 코스 등 다섯 루트.
난이도는 대략 5.8 안팎으로 곳곳에 침니 등이 있어 초보자가 처음 시도하기에는 조금 힘겨운 중급코스였다.
도봉산장에서 도봉산 경찰구조대를 경유해 접근한 허리와 측면 루트는 선인봉 남측 2백50m에 달하는 선인봉의 암벽노출 부분중 중간지점.허리팀은 학생 10명과 강사 3명,측면팀은 학생 15명에 강사 2명으로 구성됐다.
측면팀의 유은이(26)씨는 『무척 긴장되고 떨린다』며 학생들대부분의 심경을 토로했다.
용기를 북돋워주는 구호를 소리높여 외친 후 등반이 시작됐다.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등반 시작 30분쯤 지나서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허리루트를 다섯번째로 출발한 최옥희(30)씨가디디고 있던 발이 미끄러지면서 3~4m 정도 밑으로 떨어져 자일에 걸린 것.
순간 쾌활하게 웃으며 긴장을 풀고 있던 나머지 5명의 학생의얼굴에 그늘이 어렸다.
그러나 노련한 강사들의 도움으로 위기는 잠깐만에 수습됐다.
이들 학생이 가벼운 위기와 모험을 겪으며 팀별로 5개 루트를통해 선인봉 정상에 다시 모인 것은 날씨가 서서히 개기 시작한정오무렵.오전9시부터 시작했으니 3시간이 걸린 셈이다.
정상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던 40期 선배들로부터 장미꽃 한송이씩을 받아든 41期 후배들의 표정은 밝았다.아마 이들은 이제암벽타기의 묘미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리라.
이날 있었던 등산학교 41期 학생들의 선인봉 등반은 일정기간교육을 받으면 암벽타기가 결코 어려운 레포츠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여성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이경희(24)씨는 등산학교 입교를 위해 신청접수 하루 전날 등산학교 사무실이 있는 서울 흥사단 건물 주위에 숙소를 구했을정도. 권효섭 등산학교 교장은 『이같은 열기 때문에 여성 정원13명의 규정을 깨고 남자정원을 줄이면서까지 8명이나 더 뽑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암벽타기는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운동이다.따라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등산학교가 교육기간을 매주 2회(토.일요일)씩 8주동안 실기는 물론 장비론.매듭법.확보론.등산의학.독도법.구급법.등산용어등을 다양하게 가르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암벽타기에는 제대로 된 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암벽화.하네스.빌레이 브레이크.너트 키.자일.헬멧등 개인장비를 구입하는데 중급품 기준으로 약40만~50만원이 든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장비를 갖추고 나면 암벽을 찾아나서게 되는데 다행히 서울 근교에는 암벽타기에 좋은 곳이 많다.
도봉산의 선인봉 외에 만장봉.자운봉.주봉,북한산의 인수봉.백운대.만경대,불암산 정상부근과 수락산 등이 클라이머들이 즐겨 찾는 곳.
특히 표고 810.5m에 암벽이 노출된 부분이 2백50m에 달하는 인수봉은 록 클라이밍 코스로 세계 어느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지방으로 가면 월출산의 시루봉.메봉 등이 좋고 광주무등산,전북 모악산 등도 암벽타기에 좋은 포인트가 많다.
현재 대표적인 암벽타기 교육기관으로는 서울시 산악연맹 산하 한국등산학교((766)6405),코오롱정보센터의 등산학교((311)8694),이근택암벽교실((928)4677),정승권등산학교((990)5014)등이 있다.동화엔담((722 )8811)등 레저전문업체들도 강좌를 개설중이다.
〈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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