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던 박근혜 유세 첫마디 "이명박 뽑아 달라"… 이름 세 번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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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해제면에서 이명박 후보를 위한 첫 지원 유세를 벌였다. 오른쪽은 경호원이고 가운데는 안봉근 수행부장. [사진=강정현 기자]

30일 오전 11시 전남 무안군 해제면 면사무소 앞 장터.

700여 명의 유권자가 한나라당 유세 트럭 앞으로 모여들었다. 전날에 비해 기온이 3도가량 떨어진 데다 차가운 바닷바람까지 더해져 쌀쌀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 전 대표가 연단에 등장하자 당 유세단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원칙 근혜, 박근혜'를 연호했다. 박 전 대표는 활짝 웃었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위해 벌이는 첫 지원유세 자리였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경선 때 대통령 후보가 되면 호남을 제일 먼저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비록 후보는 되지 않았지만 그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압해대교 건설 및 여수 엑스포 유치 성공을 거론하며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다.

박 전 대표는 "정권이 제대로 하면 선거에서 한 번 더 힘을 모아주고, 못하면 심판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며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잘못해도 심판하지 않으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권을 교체해 책임을 물어 달라"며 "이번엔 한나라당에 기회를 달라.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 후보의 이름을 세 번 거론하며 유권자의 지지를 부탁했다. 그전까지 박 전 대표 측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 필요성만 주장하고 이명박 후보 이름을 거명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으나 이런 관측을 웃도는 적극적 유세였다.

박 전 대표가 전날 'BBK와 이 후보의 관련성이 검찰에서 드러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검찰 조사가 발표되면 그때 가서 또 판단할 문제"라고 유보적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당 내에선 BBK의 실소유주가 이 후보가 아닌 제3자라는 내용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게 영향을 주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해남과 강진으로 이동했다. 강진군 노인대학에선 노래 요청을 받고 즉석에서 '고향의 봄'을 불렀다. 고향의 봄은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는 여기서도 다시 한번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열성 지지자 "가지 말라" 문 앞에 눕기도=박 전 대표의 호남행은 험난했다. 이날 오전 일부 지지자가 그의 지원 유세를 막기 위해 삼성동 자택 앞에 드러누웠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처럼 승용차를 타고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집 밖 20m를 걸어 내려와 이혜훈 의원의 차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무안.해남.강진=이가영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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