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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떠나 이사 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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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네이버를 떠난 지 열흘 째, 사는 데 별 지장 없더구먼요”(갈매나무). “네이버의 카페에서 탈퇴했습니다.”(백우).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떠나 다음·네이트·야후 등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 대부분 네이버를 인터넷 시작페이지로 정해 수시로 드나들며 그곳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전용 e-메일도 써온 이들이다. 네이버 정치토론장에선 “오늘 다른 곳으로 이사 갑니다”라는 ‘고별 댓글’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뉴스 조회 건수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인터넷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미디어다음’의 뉴스 페이지 뷰가 네이버 뉴스사이트를 앞질렀다. 특히 네이버가 개별 정치 기사에 댓글을 금지한 9월 중순 이후 다음은 뉴스검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채선주 홍보실장은 “뉴스사이트 페이지 뷰가 준 것은 메인페이지에 고정적으로 노출했던 연예기사를 내린 결과”라며 “정치 기사 댓글 금지나 뉴스 사이트 개편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신정아씨 관련 기사나 정부 정책 비판 기사 등도 모두 정치 카테고리로 분류해 개별 댓글을 달지 못하게 해 네티즌의 이탈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서강대 장우영(정치외교학) 연구교수는 “네이버는 정치토론장에서만 정치기사의 댓글을 올리게 해 어느 기사에 대한 댓글인지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네이버 측이 정치기사에 대한 개별 댓글을 금지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자칫하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의 반발을 사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까지 나서 “대선 인터넷 공간에서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수차례 네이버에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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