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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오에 겐자부로-작품세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개인적인 체험』은 머리에 혹이 달려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태어난 젊은 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아이는 머리에 달린 혹을 떼면 생명을 건질 수는 있지만 평생 장애아로 살아야 하고그대로 두면 목숨을 잃게 되는 운명을 타고 태 어난 것이다.아버지는 한 생명을 두고 고통스런 삶을 안겨주어야 하느냐 편안하게 죽게 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고민한다.결국 아버지는 아이에게 수술을 받게 하고 장애아인 아이를 돌본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고통스런 삶과 편안한 죽음이라는 작중 상황은 세계위에 던져진 인간의 비극적인 삶의 상황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오에는 원자폭탄의 투하로 폐허가 된 조국의 전후상황에서 불안정한 삶의 그림자를 보고는 당시 서구를 휩쓸던 실존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오에의 이같은 경향은 수술을 받고 이상이 생긴 아이를 돌보지 않으려는 부모의 이중성을 그린 『萬延元年의 풋볼』,첫 아이가 정신지체아로 태어나고 둘째아이마저 사고로 장애자가 된 어머니가 두 아이의 자살까지 겪는 과정을 통해 삶의숙명성을 보여주고 있는 『인생의 친척』등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성적 인간』은 일관된 그의 작품세계와 다소 다른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82년 중앙일보사에서 번역출간된 『성적 인간』은 철강회사 사장아들인 30세의 J가 아내.재즈가수.시인등과 양성적 혼음파티를 벌이는등 성에 집착 하다 나중에는 고독에 빠져 반사회적인 치한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작가는 J를 통해 인간내면에 잠재된 회귀욕망으로서의 성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반사회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있다.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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