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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올린 전북 도의원들 이번엔 상품권 소동

중앙일보

입력

의정비가 크게 올라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상품권 로비를 받는가 하면 행정감사 첫날 휴양지로 연찬회를 떠나 말썽을 빗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제 242회 2차 정례회를 시작한 지난 12일 순창군으로부터 190만원어치 상품권을 받았다가 2시간 만에 되돌려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순창군 이모 부군수가 전달한 상품권은 5만원짜리 상품권 38장으로, 의장 비서실은 이 상품권을 각 의원방에 한장씩 배포했다.

전북도의회 이종선 비서실장은 "각 의원들 방에 상품권을 돌렸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2시간만에 회수했다"고 해명했다.김병곤 의장은 "상품권을 돌린 사실을 나중에 보고 받았으며,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되돌려 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순창군 관계자는 "군정설명을 위해 도의회를 방문하면서 지역 특산품인 고추장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운반이 불편해 상품권으로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2003년부터 공립 학원(옥천인재숙)을 운영해 온 순창군은 재학생의 기숙형 학원 수강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대한 조례안'에서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전북도의회에 요청하고 있다.

또 전북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은 행정감사 첫날인 1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무주리조트 티롤호텔로 연찬회를 다녀왔다. 도의회는 13~22일 전북도·전북도교육청 등을 감사할 예정이었다. 이날 연찬회로 상임위 행정사무 감사는 의원들의 불출석이 잇따라 사실상 반쪽 감사로 진행됐다. 전체의원(38명)중 4분 1이상이 감사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북도·교육청 간부들은 무주로 찾아가 예산편성 내역을 설명하는 고역을 치렀다.

김명수 의원은 "상임위에서 일정을 조율해 이날 중요한 논의는 피하도록 했고,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13~14일 일정을 정했다"고 해명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관계자는 "내년 의정비를 4068만원에서 4920만원으로 20%이상 올린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볼쌍 사나운 행태를 연출하고 있는 도의원들의 양식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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