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숙자 네 명 중 한 명은 참전용사 등 퇴역 군인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젊은 퇴역 군인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대거 노숙자가 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비영리단체인 '노숙 근절을 위한 공공연맹(NAEH)'이 미 보훈처와 인구조사국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노숙자 74만4313명 중 퇴역 군인 출신이 19만4254명이나 됐다. 미국 전체 성인 인구의 11%를 차지하는 퇴역 군인이 전체 노숙자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복무 지역은 한국과 레바논.베트남.그레나다 등 다양하다. 특히 미 보훈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뒤 최근 퇴역한 이들 중 노숙자가 된 사람이 1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년.노년뿐 아니라 젊은 퇴역 군인까지 노숙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제이슨 켈리(23)는 "내가 받은 직업 교육은 보병 훈련뿐"이라며 "민간에서는 쓸모가 없어 제대 뒤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집을 구하지 못해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데다 전투를 겪은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진단까지 받아 더욱 취업이 어려웠다.
펜실베이니아주 보훈 업무 담장자인 대니얼 투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정신적 건강을 해친 이들이 많다"며 "곧 퇴역 군인 출신 노숙자들이 쓰나미처럼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비해 군인 출신 노숙자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곳도 있다.
백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