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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조선업계 ‘3대 불안요인’ 있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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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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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국내 조선업계에 ‘잘나갈 때 조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급 과잉과 인력난, 조선용 후판 부족이라는 3대 악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국조선협회는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조선 및 철강 업계와 금융계·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조선시황 전망과 인력 및 원자재 수급동향 세미나’를 열었다. 주제발표자들은 작금의 조선 호황이 영원할 수 없는 만큼 예상되는 어려움에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한종협 조선협회 상무는 “2009 ~2010년에 건조량이 최고조에 달한 뒤 2010~2011년부터 건조량이 급감해 2012~2013년 이후 바닥 수준이 된다는 전망이 강해 그때가 되면 선박의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은 2013년까지 건조 수요를 전망하면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그렸다. 기준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11∼2013년의 선박 건조 수요가 2500만 CGT(표준화물환산 t수)로 2007∼2010년의 절반 가까이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32% 감소가 예측됐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박사는 ‘조선용 후판 수급동향 및 전망’에서 “국내에서 추진 중인 새 조선소가 모두 가동되면 2012년 건조 능력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 뒤 “이 같은 경우 2011년까지 조선용 후판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9년 국내 조선용 후판 수요는 최대 1090만t에 달하지만 생산은 500만t에 그쳐 역대 최대 공급부족(590만t) 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226만∼380만t, 35만∼220만t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포스코 등 철강업계의 신규 설비가 가동하는 2012년 이후에는 수급이 좀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훈 조선인력개발센터 박사는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생산 인력 부족은 연간 2000명가량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각 조선소가 면밀한 인력 수급 및 관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조선소 신·증설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체 간 무리한 스카우트로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인건비가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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