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쌓인 ‘쓰레기 산’ 10년간 옮겨 생태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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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진주시 초전동 진주쓰레기매립장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左). 공원으로 바뀐 진주 쓰레기매립장. 진주시는 1995년부터 쓰레기를 옮긴 뒤 3만평의 시민휴식공간을 조성했다. [사진=송봉근 기자]

남강변 3만여평에 자리잡은 경남 진주시 초전 공원. 시민들은 지압보도와 헬스장을 즐겨 찾아 운동을 한다. 초가을을 맞은 메타스퀘어·이팝나무·느티나무 등 10여 가지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내품는 향이 자욱하다. 조명탑이 있어 야간에도 산책하는 가족들로 붐빈다. 4차로 도로만 건너면 남강둑이어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도 많다.

 이 곳은 10여년전만 해도 진주시 쓰레기매립장이었으나 진주시가 쓰레기를 완전히 옮긴 뒤 공원을 조성한 대역사의 현장이다. 서울의 난지도처럼 매립장 위에 조성한 공원은 있지만 쓰레기를 제거한 뒤 공원을 조성하기는 처음이다.

 8일 진주시에 따르면 이 곳에 우선 50억원으로 1만여평에 생태공원을 지난해 말 1차 준공한 데 이어 생태연못과 체육시설이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1978년부터 사용한 이 쓰레기 매립장은 포화상태였지만 새 매립장을 구하지 못한 채 계속 매립하다 보니 쓰레기가 자꾸 쌓여 주변 12층 아파트를 압도하는 높이 40m, 지름 1㎞에 이를 정도의 ‘쓰레기 산’이었다.

 남강으로는 침출수가 흐르고 주변 주민들이 악취를 호소했으나 새 매립장(내동면 유수리)공사가 주민 반대로 준공이 미뤄지면서 94년 말까지 16년간 매립장으로 사용했었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이 매립장을 남강오염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할 정도로 골치거리였다.

 95년 초 새 매립장이 준공돼 용도가 폐지됐지만 쓰레기 산은 골치덩어리였다. 민원이 끊이지 않자 진주시는 쓰레기 산 이전을 결정한다.

 95년 103억원의 사업비가 확보되면서 쓰레기 이전의 대역사가 시작된다. 당시 쓰레기 양은 74만3000㎥. 10t트럭 7만대 분량이었다. 쓰레기 이전작업은 순조롭지 못했다. 쓰레기 이전을 낙찰받은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중단되는 진통끝에 새 업체를 구해 10년만인 2005년 이전을 마무리한다.

 진주시는 쓰레기장 밑 오염된 토양을 걷어 내느라 원래 땅이 나타나는 지하 10m까지 파냈다. 그러다 보니 맨위 쓰레기가 90년대, 가운데 80년대, 아래쪽이 70년대로 서로 쓰레기 종류가 다른 것이 나타나 쓰레기 매립역사를 한눈에 알 정도였다.

 70년대에는 연탄재가 많았으나 90년대엔 비닐과 같은 생활 쓰레기가 많았다고 한다. 진주시는 토양검사를 한 뒤 오염된 흙이 나타나지 않을때까지 파내고 새 흙을 넣은 뒤 공원을 조성했다.

 ◆쓰레기장이 생태공원으로=현재 1차 준공에 이어 2차 공사가 한창이다. 2차 공사의 핵심은 생태연못이다. 32억원을 들여 8000㎡(2420평)에 조성되는 생태연못은 주변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정수처리한 방류수를 이용해 물고기를 키운다. 연못 주변에는 수변데크를 조성하고 수생식물을 심어 곤충들이 날아들도록 할 예정이다. 공원북쪽에는 체육관과 수영장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 7월 사업비 300억원으로 착공한 체육관(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1만4684㎡)은 관람석 4624석 규모로 내년말 준공예정이다. 96억원으로 지난해 5월 착공한 수영장(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3979㎡)은 길이 25m에 6레인으로 2008년10월 준공 예정이다. 이 시설들은 2010년 진주서 열릴 예정인 전국체전때 사용된 뒤 주민들에게 개방된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매립장 때문에 그동안 불이익을 받은 주변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쓰레기장도 행정의 의지에 따라 생태공원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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