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젓가락이 바쁘다, 도쿄의 맛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5호 23면

1. 스시 요리

김포∼하네다 항로가 개통되면서 서울과 도쿄는 일일생활권이 되었다. 서울에서 아침밥을 먹은 뒤 도쿄에 도착해 점심·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코스로 도쿄를 다녀오는 사람도 많아졌다. 한류(韓流)를 타고 도쿄 시내에 한국 식당이 부쩍 늘어났지만, 도쿄에서는 그래도 일본 음식을 즐기는 게 값도 싸고 맛있다.

◆스시(壽司)
우메가오카 스시노 미도리 소혼텐(梅丘壽司の美登利總本店)
가격 대비 만족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밥집이다. 우메가오카(梅丘·오다큐선 우메가오카역)에 있는 초밥 전문점이 시부야역과 연결된 마크 시티 4층 식당가에 분점을 냈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비즈니스맨들에게 인기인 시부야 엑셀 도큐와 같은 빌딩에 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 있다. 혼자 가도 좋다.
점심시간에는 15분쯤 줄 서서 기다릴 것을 각오해야 하므로 책 한 권쯤 들고 가는 게 좋다. 다행히 식당 앞이 냉방시설이 잘되어 있는 빌딩의 널찍한 복도라서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간이의자도 마련돼 있다. 물론 그만큼 기다릴 만한 값어치가 있다. 모든 세트 메뉴에는 게내장 샐러드와 자왕무시(계란찜), 장국, 녹차를 무료 제공한다. 안키모(아귀간) 등 단품 요리도 주문 가능하다.
추천 메뉴는 초특선 스시 2100엔(세금 포함). 니혼슈(日本酒) 이치노구라(一ノ藏) 350㎖ 945엔. JR 시부야역에서 걸어서 2분. 게이오 이노카시라센(京王井の頭線) 시부야역에서 1분. 평일 11:00∼15:00, 17:00∼22:00, 토·일·공휴일 11:00∼21:30. 우메가오카 본점에서는 매주 월요일 1시간 한정 초밥 무한정 뷔페를 즐길 수 있다. 긴자(銀座)·메구로(黑目)에도 분점이 있다. 03-5458-0002. http://homepage.nifty.com/sushi_no_midori

3. 야키도리 전문점 ‘이마이야’에서 주문한 쓰케모노(반찬용 채소 절임). 4. 이자카야 ‘우메마시야 다이조’에서 나온 간파치(잿방어) 사시미. 5. 이자카야 ‘도미히로’에서 주문한 오쿠라. 고추처럼 생겼지만 미끌미끌하면서 맛은 고소하다. 6. 시부야 ‘우메가오카 스시노 미도리’에서 나온 초특선 스시.

도쿄 맛집 ‘사대천왕’

◆야키도리(燒鷄)
이마이야(江戶の鷄處 今井屋本店)
퇴근길 골목 어귀에서는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풍겨 나온다. 숯불에 야키도리(닭꼬치)를 굽는 냄새다. 점심 때 소바(메밀국수)나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랜 직장인들은 넥타이도 느슨하게 풀어놓고 여유 있게 요기도 하고 술도 마신다. 시원한 맥주나 소주에 곁들여 야키도리를 즐기면서 삶의 애환을 털어놓는다. 야키도리는 일본인들의 중요한 단백질 섭취원이다.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야키도리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취향은 여전하지만, 입맛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마이야’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까지 한 아키타(秋田) 히나이(比內)지방의 토종닭(地鷄)을 매일 공수해온다. 그만큼 육질이 부드럽고 싱싱하다. 가슴살·모래집·간·뇌(腦) 부위를 사시미, 닭초밥으로 낸다. 마루노우치(丸の內)빌딩 6층 식당가에 있는 분점에서 간(肝)구이를 주문했더니 피가 약간 보일 정도의 ‘미디엄 레어’로 구워 왔는데 부드러워 혀에서 살살 녹는다. 프랑스인들이 즐겨 먹는 푸아그라(거위간)가 부럽지 않다. 선술집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에 가깝다. 경쾌한 리듬의 재즈를 배경음악으로 틀어준다. 5000∼6000엔짜리 정식 코스가 있어 손님 접대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닭소금구이 3000엔, 야키나베(닭전골) 2800∼4800엔, 모래집 350엔, 닭날개 420엔, 목살 420엔 등. 일본 각 지방에서 온 니혼슈(1잔 1000엔)와 와인(1잔 600엔, 1병 3800엔)이 곁들여진다. 에비수(惠比壽)에서 시작해 도쿄 시내 여러 곳에 분점을 냈다. 마루노우치(11:00∼14:00, 16:00∼23:00), 에비수·아카사카(17:00∼01:00, 금요일과 국경일 전날 17:00∼03:00), 롯폰기(18:00∼03:00, 토·공휴일 17:00∼23:00). 흡연 가능. 영어회화 가능. www.imaiya.co.jp

7.도쿄의 식당에는 대부분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다양한 니혼슈를 갖추고 있다.차게 해서 마시는 술이다.

◆이자카야(居酒屋)
도미히로(とみ廣)
시부야에서 태어나 자란 히로가와 형제는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 잘나가던 일식집을 접고 저녁 시간에 술안주를 준비하는 고급 이자카야로 바꿨다.
올해 66세의 입담 좋은 동생이 주방장. 말수가 적은 형이 주방일을 돕고 기모노 차림의 형수가 주문을 받는다. 주로 30∼50대 직장 동료나 친구들끼리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술 한잔 기울이는 곳이다. 건물 지하 2층이어서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심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간파치(잿방어), 가쓰오(다랑어)회가 일품이다. 한국인들은 도미·광어·도다리 같은 흰 살 생선을 좋아하지만 일본인은 붉은 살 생선 참치를 비롯해 다랑어, 갯방어, 방어(하마치 또는 부리)를 즐긴다. 기름기가 많은 뱃살 부위는 안줏감으로 최고다. 가쓰오는 워낙 싱싱해 사시미로도 먹는다. 생강은 기본으로 나오고 마늘은 부탁하면 따로 다져 준다. JR 시부야역 남구(南口) 공중변소 옆 육교를 건너 JTB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있다. 25종의 다양한 니혼슈(日本酒)가 준비돼 있다. 29석. 17:00~24:00. 일·공휴일 쉼. 03-3461-9056. www.shibuyakyoueikai.com/shop/tomihiro.html

우메마시야 다이조(旨飯家 たいぞう)
주로 2차 코스로 애용하는 장소. 도미히로에서도 그랬지만 ‘오늘의 사시미’를 물어보니 간파치(잿방어)는 꼭 빼놓지 않는다. 군만두(5개) 620엔, 도리가라아게(닭튀김) 730엔, 사쓰마아게(さつま揚げ·오뎅의 일종) 620엔, 니라타마(된장 양념 부추 계란 부침) 560엔, 다이조식 지짐 560엔, 가고시마산 무균 흑돼지고기 다타키 830엔, 쇠고기 갈비 930엔, 시모후리(차돌박이) 육회 1100엔, 닭고기 쓰쿠네 550엔, 타조 스테이크 1300엔, 쇠고기 등뼈 조림 670엔, 뼈째 돼지 뱃살 비계조림(骨付き豚バラのトロトロ煮) 730엔. 도쿄도 미나토구 시바(東京都 港區 芝) 5-14-5. JR 다마치(田町)역에서 도보 3분, 도에이 미타센(都營三田線) 미타역에서 도보 3분. 게이오대 동문(東門) 건너편. 11:00~14:00, 17:30~04:00, 와인도 있다. 음악은 재즈를 틀어준다. 영어회화 가능. 03-3453-9873. www.taizoh.com

◆와인 바
레 카브 타이유방 마루노우치(LES CAVES TAILLEVENT 丸の內)
타이유방은 1946년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레스토랑이다. 14세기에 샤를 5세의 명을 받아 프랑스어로 된 최초의 요리책 『고기 요리법(Le Viandier)』을 쓴 요리사 기욤 티렐의 애칭 ‘타이유방’에서 이름을 따왔다. 1987년 포부르 생 오노레 가에 ‘레 카브 타이유방’이라는 와인숍을 낸 데 이어 2005년 와인숍의 도쿄 지점을 열었다. 주로 프랑스 와인을 취급하지만 이탈리아·미국·호주산도 있다. 예컨대 4개국에서 엄선한 와인 12병(레드 와인 9병, 화이트 와인 3병)을 1만6800엔(약 15만원)에 할인판매하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간단한 메뉴를 곁들여 와인을 한잔씩 시음할 수 있는 라운지도 있다. 도쿄(니혼바시·신주쿠)·요코하마·나고야·오사카·교토에도 지점을 냈다. 지요다구 마루노우치(千代田區 丸の內) 3-2-3 후지빌딩 1층. 11:00∼21:00(와인바 11:00∼22:30). 03-5208-8371. www.taillevent.co.jp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