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앙시조백일장>입선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三十八송이 장미 결혼 11주년에 아내는 막무가내 장미 38송이를 선물하라 졸랐다 그것도 핑크빛으로 38송이 원했다 사랑하는 아내 나이 38인줄 알겠지만 11주년 기념일에 왜 하필 38인지 아직도 난 모르고 싶다 실언인지 유머인지 한재인〈경북영일군오천읍세계3리 한미아파트308호〉 섬 철따라 피어나는 꽃봉오리 만들려고 깎아내고 두들겨도 만들지 못한 너의 모습 匠人의그리움으로 天上에서 피는 꽃 뭍 냄새 짙게 배인 열어 놓은 가슴 위로 밀려와 부서진다 부서져 흩어진다 개펄에 묻힌 恨이야 은물결에 감춰둔채 장 재〈경남고성군고성읍성내리153〉 ***어스름 망망대해 홀로 뜬 침묵의 눈 칠흑같은 어둠 속 영혼도 재워놓고 한 마디 긴긴 느낌표 돛배 찾는 젊은 빛 강문일〈전남동광양시624의7 매화아파트4동205호〉 ***의식은 천둥울음 장대비를 몰고 와 폭우처럼 쏟는 광기 不淨을 씻어내면 번개칼 날카로운 氣 욕망마저 금이 간다 희비쌍곡 얽힌 세상 잿빛속에 가려지고 사무친 懷恨들이 산허리를 감고 도는 지평선 자욱한 안개 피어나는 하얀 갈증 서희자〈서울구로구시흥본동873의40〉 ***긴 호흡 배어나는 바람꽃 삭이고서 갈 앉는 홑씨 엮어 무명치마 깁고 앉아 여명을 토한 입술로 주기도문 아뢴 여인.
백정분〈충북청주시강서1동 우정아파트1동810호〉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