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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적한 성철스님-10년간 눕지않고 무언수행.5개국어 능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특히 꼿꼿이 앉은채 잠을 자고 입도 열지않는다는 10년간의「長坐不臥」默言수행은 한국불교의 영원한 전설로 남을 것같다.
그리고 그는 불경 해석의 달인임은 물론 英.獨.佛.日.中國語등 5개외국어에 능통하고 타임誌를 정기구독하며 물리학.심리학등현대학문에서 심령학까지 두루 섭렵해 僧俗간의 신비의 대상이 되었었다.그러면서도 그는 81년 수차례의 고사끝에 宗正이 되기전까지는 일체의 모습을 매스컴에 드러내지않았다.
다만 부처에 대한 신심의 증표로 3천배의 절을 한 사람에게는잠깐의 접견을 허용했다.
과거 정.재계의 거물 K.G씨등이 그를 만나보려다 3천배 궐문에 걸려 5백배쯤하다 포기했다는 예화는 그의 치열한 불심을 반증하고있다.
보통사람이 3천배를 하려면 15~24시간이 걸려 기동조차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性徹스님은 올해 신년法語에서『지옥과 천당문이 박살나고 백옥 뜰앞에 금새가 춤추고 황금집 위에 옥닭이 홰를 치니 커다란 백옥잔에 감로수를 함께 부어마시라』며 僧俗에 사랑과 화합의 정신을 당부했었다.
그의 입적으로 한국불교계는 정신적 지주를 잃게됐다.
생전에 그는『중들의 밥싸움은 꼴도 보기 싫다』며 종단에 얼굴을 비추지않았다.
수행과 중생교화는 뒷전에 둔채 내분을 거듭해온 불교 조계종은그의 입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종단화합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性徹스님은 자신의 입적을 알고 있었던듯 최근 자신의 상좌인圓澤스님에게 『법어집』정리를 허용,지난달 11권의 법어집이 출간되기도 했다.
〈李憲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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