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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핵쓰레기 지구 곳곳 환경오염 몸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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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구 곳곳에 핵폐기물이 쌓여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늘어나는만큼 핵폐기물도 늘어나고 있고,원자력의 이용분야가 급격히 확대되는데 따라 방사능에 오염된 쓰레기도 그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처분할 곳이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핵쓰레기를 바다에 내던지는 일이 공공연히발생하고 있는가 하면,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핵폐기물 처리장 선정을 둘러싼 주민과 정책당국간의 마찰이 지구촌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국민 한사람당 매년 1㎏씩 핵폐기물이 늘어나고있고,오는 2000년까지 쌓이는 중.저준위 핵폐기물만 80만평방m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여기다 특별관리가 불가피한 고준위 핵폐기물까지 합하면 금세기말까지 프랑스 전 체에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만8천개 분량의 핵쓰레기가 쌓이게 될 전망이다. 이는 비단 세계 原電발전비율 1위(73%)인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韓國을 포함,原電을 가동중인 세계 29개국 모두의 공통된 문제며,폐기대상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거나 의료.공업.농업.연구용등 여러 목적으로 방사능을 이용하고 있 는 전세계 모든 나라가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핵폐기물관리국의 캔디스 챈은『적게는 1년에 몇g에서 많게는 수백t에 이르기까지 방사성 폐기물을 쏟아내지 않는 나라는 지구상에 단 한 나라도 없다』면서 『그러나폐기물의 형태와 종류,발생원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量을 일괄해서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방사성 폐기물은 크게 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 폐기물로 나뉘고 있다.중.저준위 폐기물은 원자로 가동 또는 의료.공업용 방사능 이용 과정에서 방사능 물질이 묻게 되는 장갑.필터.걸레.부품.종이.도구등으로 半減期가 30년이하로 생명 력이 짧은 방사성 核種에 주로 오염된 쓰레기를 가리킨다.방사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물론이다.그렇더라도 반감기 반복경과로 자연상태에서 방사능이 자동소멸될 때까지 최소한 3백년간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IAEA의 폐기물 관리규정이다 .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해 내는 과정이 재처리고,재처리를 하고 남은 찌꺼기가 고준위 폐기물이다.흔히 「죽음의 재」로 불리는 핵분열생성물을 비롯,고준위 폐기물은 반감기가 긴 핵종이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방사능이 매 우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준위 폐기물의 경우 최소한 1만년 앞을 내다보고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韓國처럼 정책적으로 재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용후 핵연료가 고준위폐기물로 남게 되는데 사용후 핵연료를 바로 폐기물로취급,저장과정에 들어가느냐,아니면 재처리를 하느냐,그렇지 않으면 두가지를 모두 다 하느냐는 문제는 각국의 정 치.경제.군사적 선택에 달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캐나다.핀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등은 사용후 핵연료 직접처분 방식을 택하고 있고,프랑스.日本.英國.
벨기에.中國.獨逸.스위스등은 재처리 방식을,그리고 美國.러시아.이탈리아등은 두가지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92년말 기준으로 전세계에서는 모두 4백24기의 발전용 원자로가 돌아가고 있다.또 72기가 건설중에 있다.
IAEA는 여기서 쏟아져 나올 사용후 핵연료만 오는 2000년에 가면 총20만t(누계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처리를 거쳐 저장되든 그냥 저장되든 모두 고준위 폐기물로 남게 돼 지구환경에 대한 중대한 위협 요인이 될 수밖 에 없다.
지난35년간 핵폐기물 관리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 왔다.특히 중.저준위 폐기물의 경우 안전도 99.99%의 완벽한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액체나 고체 상태의 중.저준위 폐기물을 소각,여과.응결등의 과정을 거쳐 부피를 최소화한 뒤 이를 콘트리트나 아스팔트로 固形化시켜 지상이나 지하에 쌓아두거나 바닷속에 버리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최근 러시아의 東 海 핵폐기물 투기 재개로 문제가 되고 있는해양투기 방법은 사실 미국이 지난 46년 가장 먼저 채택한 방법으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은 나라들이 이 방법으로 엄청난 양의 핵폐기물을 바다속에 버려왔다.해양오염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면 서 지난72년 투기 대상을 저준위 폐기물로 한정하는 런던조약이 체결됐고, 지난83년 런던조약의 19개 체약국간에 해양투기를 자제한다는 신사협정이 체결됐으나 구속력은 없는 협정일뿐이다. ***東海투기 눈감아 특히 일본은 지금도 해양투기를 공식적인 저준위 폐기물 처분방법으로 고집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번 東海 투기 문제가 본격 대두되면서 일본도 해양투기를 포기하는 쪽으로 돌아설 의사를 비추고 있지만 舊공산정권시절 蘇聯의 빈번한 東海 핵폐기물 투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일본이 모르는 체 눈감아왔던 데는 국내 사정상 일본 역시 해양투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중.저준위 폐기물에 비해 양은 훨씬 적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고준위 폐기물의 경우 아직도 중간저장 개념에 머물고있을 뿐 최종적인 처분방법은연구.개발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핵의 평화적 이용으로 인류가 누리는 혜택만큼 인류 는 그찌꺼기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야 하는 영원한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파리=裵明福특파원] 프랑스 라망시의 방사성 핵폐기물 제1처리장.이른바 「천층방식」의 처분장으로 핵폐기물이 담긴 드럼을 배열한 뒤 최종적으로 흙을 덮어 매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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