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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견 횡포 심하다-한곳 수십대 몰려 몫다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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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부고속도로 현장취재=鄭燦敏.嚴泰旼기자]사고.고장차량 견인트럭들이 전국의 고속도로.국도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견인료는 부르는게 값이고 사고현장마다 누가 부르지도 않은 견인트럭들이 부나비처럼 수십대씩 모여들어「먹이다툼」을 벌인다.사고현장을 먼저 알아내기 위해 고속도로 순찰대등 경찰의 무선교신을 도청하고,폭력조직의 유흥가 이권다툼처럼 견인권 역 확장을 위해 폭력조직을 동원해 흉기를 들고 편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경찰과 도로공사 순찰대도 한 몫 끼어들어 사고현장을 알려주고 대가를 받아내는 등 이들과 결탁하거나 불법행위들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0시10분쯤 경기도용인군기흥읍보라리 경부고속도로.
사과 등을 싣고 대구에서 서울 가락동시장으로 가던 대구7아1843호 5t 화물트럭이 뒤타이어가 펑크나면서 전복됐다.
그러자 현장에는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도 견인차 20여대가 몰려들어 서로 견인권을 주장하며 다른 차의 견인을 방해하거나 다툼을 벌여 고속도로 교통소통이 오히려 1시간 이상 늦어졌다.
29일오후11시를 전후한 시간.
경부고속도로 서울~대덕 구간에는 곳곳에 사고차량 견인차들이 사고발생과 관계없이 사이렌.경광등을 요란하게 작동하며 질주하거나 주차가 금지돼 있는 갓길쪽에 멋대로 주차,사고발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들이 취재진에 목격됐다.구간에 따라서 는 허가지역이 아닌 강원.경기.충남.서울 번호판을 단 차량들도 배회하며「먹이사냥」을 하는 광경도 보였다.
이들은 또 도청기를 이용해 경찰의 무선교신내용을 도청,사고현장에 한발 앞서 달려가 견인하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들이 고속도로.국도 사고발생 사실 도청을 위해 이용하는 무전기는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日製 아이콤.
캔워드.모토롤라 GP300무전기등.
또『지역 경찰이나 도로공사 순찰대로부터 제보를 받을 경우 정보비(속칭 「콤마」「통값」)명목으로 3만~5만원을 주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고 수원 모 견인업체 운전사 金모(29).鄭모(27).李모(41)씨등이 다 함께 증언하고 있다.
李忠基씨(38.경기도화성군 S건설 운전사)는 터무니없는 견인료의 대표적인 피해자중 한사람.
李씨는『4월21일 오후3시쯤 경기도화성군팔탄면자안리 국도에서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로 트럭이 고장나 경기도화성군 O레카에 의뢰,경기도화성군우정면주곡리까지 약20㎞ 견인시켰다가1백20만원을 내라고 해 한국주부교실 소비자고 발센터에 고발했다』며 이들의 횡포에 분개했다.
소비자고발센터는 이에 따라 양측의 주장을 근거로 현재 중재중이다. 수원의 한 견인업자는『경기지역 업체들중 일부는 이밖에도견인지역 확장을 위해 폭력배들을 고용,상대방 업체를 협박하거나편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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