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시각에서 본 우리 사회 분석"|서울대 김경동 교수-『한국 사회 변동론』저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대 사회학과 김경동 교수(57)가 펴낸 『한국 사회 변동론』(나남)은 이 분야 최초의 국내 저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 책은 외국, 특히 미국 사회학의 방법론에만 매이지 않고 나름의 독자적인 분석틀과 개념으로 우리 사회의 변동을 분석하려 한 점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갖는다.
6부, 4백50여쪽으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우리 사회 변동의 일반 이론을 탐색하고 ▲한국 사회의 전통적 요소 ▲경제 성장 ▲정치 발전 ▲과학 기술 등과 사회 변동의 관계를 분석했으며 끝으로 국제화 시대와 미래의 한국 사회에 대한 전망과 예측을 실었다.
한국 사회학 회장 등을 지낸 중진학자인 김교수는 『그 동안 우리 학계가 서양적 전망과 개념들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설명하고자 해왔음은 불가피한 역사적 조건일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우리 학계도 불혹의 장년기를 맞이하게 돼 이제는 우리 나름의 개념과 이론 틀을 개발해 사회 변동의 이해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겪는 변동의 성격을 우리 문화의 현장과 뿌리에서 발굴해 낸 개념들과 이론적 원리들에 의해 규명하는 작업을 시도한 첫 단계 결실』이라며 『지난 80년대초부터 이 문제를 꾸준하게 추적하면서 발표해 온 글들을 모아 손질하고 일부를 새로 써 이번에 책으로 내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도는 음양변증법, 노자의 역설적 논리, 또는 기의 철학 등을 토대로 한국 사회 변동의 일반 이론을 캐내려 한 1부와 경제 성장과 한의 사회학을 탐구한 3부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발전과 근대화에 대해서도 발전의 가치 함축론, 문화접변에 의한 토착적인 적응적 변동, 정치·문화적 선택성이란 개념을 확립해 나름의 일관성을 갖춘 발전 이론을 주축으로 변동을 설명하고 있음도 특징이다.
그는 『80년대 들어 민족·민중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전부 마르크시즘에 기울었지만 이 역시 남의 얘기지 우리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하고 『외국 이론도 수용하고 우리 전통사상도 살리면서 이를 종합해 새로운 우리의 발전 이론을 구성하는 것이 특수에서 보편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 책은 실증적이고 경험적인 자료로서 변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변동의 성격을 규명하고 설명을 찾으려는 이론적 작업이 주종을 이룬다』면서 『앞으로는「xx론」이 아니라「xx연구」라는 형식의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이 세부적인 분야별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욱>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