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띠는 「김대중 납치 조사」/김 대통령 협조 지시로 급진전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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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 정계도 적극호응… 민주당과 공조
민주당의 김대중씨 납치사건 진상 조사활동이 돌연 활기를 띠고 있다.
당조사위가 구성된후 1개월동안 사건 관계자들의 면담기피 등으로 조사활동이 지지부진했으나 19일 김영삼대통령이 모든 자료 협조를 내각에 지시하고,일본에서도 일 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조사위가 구성돼 한일 공동조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진상조사위 관계자들은 우선 김 대통령의 자료 협조 지시가 진상 규명에 중요한 열쇠가 될것으로 보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금까지는 수사기록은 커녕 당시 김씨가 태워졌던 용금호 선원들의 명단조사 파악하지 못했으나 이제 이러한 자료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조사위의 김영배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해온 정부차원의 진상조사에 나서 주지 않아 다소 섭섭한 생각이 없지 않지만 김 대통령께서 반드시 협조해 줄것으로 믿어왔다. YS와 DJ는 과거 독재 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을 주도해 온 동지가 아니었느냐』고 말했다.
일본 정가의 적극적 태도 역시 진상 규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건너가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순승·남궁진의원의 보고에 따르면 도이 중의원의장을 중심으로 당시 김씨 구명운동에 앞장섰던 정계·재야인사들이 진상조사위를 구성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 진상조사위에는 구로자오카 효스케(선강 병보) 중의원부의장,우스노미야 도쿠마(우도궁 덕마)·덴 히데오(전 영부) 참의원,이토 나루히코(이등 성언) 중앙대교수 등이 참여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등 민주당 조사위원들은 내달 4,5일께 일본을 방문해 공동조사에 나서는 한편 한일양국 정부에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강력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위 간사인 김충도의원은 『정부가 사건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해 준다면 진상 규명에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물론 결정적 자료들이 남아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없지 않다』며 『그러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핵심인사들이 나서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공할 자료의 검토와 일본현지 조사 등을 통해 당시 수사요원·사건관련자·외교문서 담당자 등이 파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어 그들에 대한 면담조사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는 등 한일 양국에서 활발한 조사활동이 펼쳐질 전망이다.
조사의 초점은 당시 박정희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느냐의 여부와 단순한 납치냐,아니면 살해목적이 있었느냐를 밝혀내는 일이다. 민주당 조사위는 자체조사활동과 함께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증언도 고대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지시에따라 국무총리실은 안기부·법무부·외무부·내무부·교통부 등 5개 부처를 대상으로 자료 취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부서는 이미 민주당측으로부터 자료제출을 요청받고 준비중이어서 내주에는 제공이 가능한 자료의 목록·내용이 밝혀질 것 같다.
민주당은 안기부에 당시 일본에 주재했던 기관원의 명단을,외무부엔 한일간에 교환했던 사건관계 외교문서와 주일 대사관의 정보분석자료·요원명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는 수사기록,내무부는 마포경찰서에 차려졌던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결과와 관계기관 대책회의 문건,교통부는 납치에 사용했던 선박(용금호)의 선원명단 등을 요청받고 있다.
이중 사실규명에 도움이 될것으로 보이는 자료는 법무부의 수사기록과 외무부의 외교문서 등.
정부보관자료는 곧 민주당측에 전달될 것이지만 사건진실 확인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당시 납치공작을 주도한 중정(현 안기부)의 공작계획 등 관련자료가 핵심문건인데 이는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후락씨 등 사건에 깊숙이 손을 담갔던 이들이 이 자료를 폐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료를 못찾으면 이씨 등 관계자들로부터 증언(또는 자백)을 끌어내는 방법이 있을 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검찰의 정식수사는 어렵다는 것이 법무부의 의견이라고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신성호·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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