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는 꿀처럼 농밀하게
공간을 침투해 들어간다.
반쯤 열린 저 식당문
보랏빛 색조를 띠고
나른한 오후의 햇살,
에테르로 스민다.
경쾌한 리듬을 탄
자동기술 형상들이
식탁 위엔 과일접시
화사한 꽃병으로 놓이고
환희에 가득찬 선묘,
시각 요람을 펼친다.
<시작메모>
문학은 당대의 정서를 투영하는 거울이다. 시의 문맥 속에는 알게 모르게 우리들 삶의 이야기가 배어 있어야하고, 우리가 숨쉬고 있는 당대의 정서가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조 또한 예외일 수가 없는 것이다.
「대상과 공간②」는 내가 수삼년 연작으로 시도하고 있는 <시로 쓰는 회화사>가운데 하나로, 프랑스화가 보나르의 그림 「식탁과 뜰」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약력△66년 공보부 신인 예술상 수상 △68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 △86년 정운시 조문학상 수상 △91년 민족시가문학대상 수상 △시조집 『어초문답』, 4인시집 『네 사람의 얼굴』, 에세이집『갈봄여름없이』, 『가장 작은 것으로부터의 사랑』등시로>시작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