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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그룹,수서악몽 털고 재기 본궤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철강­상아제약 인수,주택­지하철공사 순조
한보그룹이 수서사건 악몽을 딛고 27개월만에 경영정상화에 접어들고 있다.
한보철강은 그동안 철강호황에 힘입어 상당한 흑자로 돌아서 19일 매출액 4백억원대의 상아제약을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중국 천진공단에 부지 5만평을 확보,1백만t규모의 현지 철강공장도 짓기로 했다.
또 문제의 한보주택은 지난 4월 (주)한보로 이름을 바꾸고 무역사업부를 신설,종합상사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수서사건으로 공사가 지연돼 위약금까지 물었던 서울지하철 3­3구간과 과천선,부산지하철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보그룹은 지난해에 2백30명,올해 4월 다시 1백명의 신입사원도 뽑았고 최근에는 사원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21세기에 도전하자」는 새로운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회의원 4명의 옷을 벗겨 6공 최대의 비리 사건으로 꼽혔던 수서사건은 구속됐던 9명이 지난해말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의 가석방을 끝으로 모두 풀려나 마무리가 됐다.
2년간의 지루한 공방전 끝에 한보주택 법정관리신청도 지난 2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그동안 함께 내려진 자산보전 처분 덕분에 한보는 수서땅을 팔아 주택조합 위약금 4백51억원을 돌려주었고 등촌·가양지구의 땅을 판 대금 5백억원으로는 조흥은행과 서울 신탁은행의 빚을 갚았다.
이에따라 채무에서 벗어난 한보로서는 법정관리 신청의 기각이 「법정관리」라는 짐을 덜어주었다는 의미에서 더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정태수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3남 보근씨(32)가 부회장을 맡아 2세 체제에 접어든 한보그룹은 회장에 영입된 교수출신의 박승규회장이 바깥일을 맡고 정 부회장이 내부의 일을 나누어 맡고 있다.
4남 한근씨(29)도 비서실사장으로 경영에 참가했으며 올해는 정기 임원인사와 보너스 지급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그동안 전국 명산을 돌며 등산과 순찰순례로 지병인 고혈압과 당뇨병을 치료해온 정 전 회장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회사측의 공식설명과는 달리 요즘에도 1주일에 하루씩 회사에 나와 중요업무는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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