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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북한산이 숨겨온 "비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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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산을 찾는 시민들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관악산 등 서울 외곽의 산들이 휴일이면 인파로 가득하다. 북한산국립공원지역인 북한산·도봉산은 특히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 북한산 백운대와 도봉산 포대능선은 심한 병목현상을 일으킨다.
모처럼 사람을 피해 산을 찾은 시민들은 북적거리는 인파로 짜증이 날만큼 체증을 보이자 아예 정상까지의 산행을 포기하기도 한다. 또 잘 알려진 계곡에는 입구부터 잡상인·행락객들이 뒤엉켜 도심을 방불케 한다. 이러한 현상은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잘 알려진 한두 코스로 몰리기 때문이다.
북한산국립공원지역 안에 있으면서도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사패산과 도봉산 회룡골을 소개한다.
사패산(552m)은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을 중심으로 북쪽 능선을 따라 거의 능선 끝 부분에 위치한 산이다. 따라서 사패산이라기 보다 사패봉이라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산이다.
사패산을 오르는 길로는 의정부 안골유원지를 지나 성불사가 있는 안골계곡으로 오르는 코스, 송추분소에서 시작해 송추계곡을 따라 오르는 코스, 그리고 회룡사가 있는 회룡골을 지나 정상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가장 대표적인 산행코스다.
회룡골은 교통도 편리하면서 서울 근처에서 보기 드문 심산유곡을 간직하고 있어 한번쯤 가볼만한 산행코스다. 의정부행 전철 1호선을 타고 회룡역에서 하차, 왼쪽으로 10여분 걸으면 회룡골 매표소가 나온다. 다른 유원지와 달라 잡상인이나 행락객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회룡골은 가파르지 않고 길며 물이 많다. 또 아기자기한 산행길이 울창한 숲사이로 한적하게 이어져 깊은 산중에 들어온 느낌을 줄 정도다. 회룡골 중간에 있는 신라 고찰 회룡사는 비구니절로 아늑하고 정갈한 맛을 지니고 있어 들러 볼만하다.
회룡골 입구에서 1시간30분쯤 걸으면 사패능선 네거리에 오른다. 여기서 왼쪽능선을 타면 도봉산 포대능선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10여분 오르면 사패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은 널따란 암반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도봉산·북한산의 조망은 정말 장쾌하다.
송추계곡 코스는 68년 무장공비 침투 후 24년만인 지난해 말 개방된 코스로 서울역에서 일요일 오전9시30분에 출발하는 교외선 레저열차로 송추역까지 가면 교통혼잡을 피해 쉽게 갈 수 있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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