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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신시가 가라앉는다/개펄위에 세운 삼산동 45만평 “대소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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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갓지은 대형건물 곳곳 균열/작년 이설한 철길까지 휘어/“지반붕괴 현상… 종합대책 시급” 전문가
【울산=김상진기자】 울산 신시가지가 가라앉고 있다. 새로 놓은 철길이 침하현상으로 구부러지고 갓지은 대형 건물들에도 균열현상이 나타나는 등 곳곳에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시가 87년 11월부터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신시가지를 조성중인 경남 울산시 삼산·달동 일대 75만7천7백17평중 1차로 90년 3월 사업이 끝나 건물들이 한창 들어서고 있는 삼산동 일대 45만여평이 문제의 지역이다.
나머지는 95년 2월까지 완공예정이며 총사업비는 1천1백97억5천만원. 당초 태화강 하류의 개펄지대로 밀물때는 배가 다니기도 했던 이곳은 1920년대 일제가 매립,군용비행장으로 사용했고 해방후에는 농경지로 이용해 왔으나 울산시가 87년 11월부터 땅주인들로 구성된 구획정리조합에 맡겨 신시가지를 조성중인 곳이다.
그러나 신시가지 조성과 함께 옛시가지를 통과하던 동해남부선 철도 16.2㎞구간(신시가지 통과구간은 10.7㎞)을 이곳으로 옮긴 결과 개통(92년 8월20일) 초기부터 철길 밑바닥이 내려앉으면서 레일이 구부러져 열차가 시속 40㎞ 이하로 저속운행을 해야 했고,역건물 균열현상과 함께 플랫폼도 계속해 꺼져 내려 보도블록을 갈아끼우는 보수공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김종근 울산역장은 『당초 개통 예정일은 지난해 2월로 계획돼 있었으나 지반침하로 인해 공사가 계속 늦어져 같은해 5월20일 철도청과 울산시 종합건설사무소측이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철도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레일 밑바닥과 옹벽이 내려앉아 레일이 굽는 등 20여곳에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개통이 6개월정도 늦춰졌다』고 밝혔다.
철도이설후 드러난 이같은 문제의 원인규명을 위해 당시 울산시와 철도청이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지반이 약해 일어나는 자연침하 현상으로 결론을 맺은바 있다. 또 지난해 완공된 시외버스종합터미널(철제 조립식 2층)도 기초공사를 하지않은 건물바깥쪽 바닥이 내려앉아 울산시가 진상조사한 결과 이 역시 지반 침하로 인한 사고로 밝혀졌다.
90년 4월 착공,92년 3월 완공한 남구청(지하 1층·지상 6층)의 경우 당초 91년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기초공사를 해야할 땅깊이가 당초 예상했던 15m보다 6∼9m가 더 깊은 21∼24m나 돼 기초공사비만도 2억4천여만원이 더 들었고 공사기간도 3개월정도 더 걸렸다.
부산대 황진연교수(지질학)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곳을 매립하기 전에 있었던 땅속 개펄층 형성물질이 지상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탈수작용으로 부피가 줄어들면서 일어나는 지반붕괴 현상으로 언제 안정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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