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남 추천 피서지①> 배내골,성주사,문신미술관 등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7호 07면

배내골

배내골

아버지 떠나보내고 자연의 섭리 깨달은 곳
김양수 | 양산 | 한나라당

경남 양산시 원동면 대리·선리·장선리 일대에서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까지 7~8㎞에 달하는 골짜기가 배내골이다. 맑은 계곡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 하여 붙여진 이름.
배내골이 전국 명소 중에서도 단연 으뜸임을 확인했던 것은 다름 아닌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였다.
2004년 17대 총선 투표일을 3일 앞두고 나의 든든한 바람막이이자 아낌없는 후원자이셨던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투표일 아침, 발인제를 지내고 상복을 입은 채 투표를 하고 돌아섰다. 머리로는 아버님을 보내 드려야 함을 알면서도 가슴은 차마 보내 드리지 못하고 있던 중에 참모들의 권유로 마음을 잠시 추스르고자 찾은 곳이 바로 배내골이었다.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귀에 담은 채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 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은 흐르는 물이라 했던가? 인생이란 유유히 흐르고 또 흘러가는 맑은 물과도 같은 것이며,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인생의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배내골의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인간도 결국 자연의 일부일 뿐, 아버님도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란 생각이 들자 흐르는 물줄기에 가슴속 아버지를 떠나보내 드릴 수 있었다. 심기일전한 나는 훌훌 털고 일어나 돌아왔고, 결국 아버님 영전에 당선이란 마지막 선물을 전해 드릴 수 있었다.
이후에도 바쁜 의정활동 속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틈틈이 배내골을 찾았다. 마시면 뼛속까지 개운해지는 이 일대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도 심기충전에 큰 보탬이 되어왔다.
배내골은 산세가 워낙 험해 일반인의 출입이 드물었고, 그 덕분에 태고의 절경을 간직해왔다.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을 보는 즐거움 외에도 골짜기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명소를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영화 ‘달마야 놀자’의 촬영지인 통도골이 있고 장전마을 앞에 펼쳐지는 송림숲, 갖가지 나물이 많이 채취되는 염수봉, 배내골의 시작 지점으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깨끗한 철구소 등이 유명하다. 특히 안개처럼 퍼지는 물보라와 무지개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는 파래소 폭포는 배내골 관광의 백미라 할 수 있다.

TIP
-문의전화 055-380-4072(양산시청 공보감사담당관실)
-음식점 배내산장(오리불고기)055-387-3292, 할매보쌈(보쌈) 055-384-1190, 산새도(메밀싹비빔밥)055-386-8735, 현풍할매곰탕집(숫총각버섯탕)055-388-2195
-특산물 양산박ㆍ동면버섯ㆍ원동매실·원동딸기ㆍ상북계란ㆍ물금감자ㆍ서운암약된장ㆍ이파랑수경원 청정채소

문신박물관

성주사

'개발의 힘’도 범접 못한 아늑한 천년 고찰
권영길 | 창원 을 | 민주노동당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창원은 과거 농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농경문화를 꽃피운 인심 좋고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하지만 유신시대 국가방위산업단지 조성 사업으로 토착 지역민들은 하루아침에 토지를 강제 수용당해 지금은 큰 도로와 함께 대규모 공장들로 가득한 공업도시로 변모되었다. 과거 수천 년간 보존되어 왔던 창원 고유의 원시적 자연지형들과 문화유산들이 인위적인 개발로 지금은 도시형 주거와 상업지역, 그리고 공단지역이 함께 공존하는 산업도시로 변화된 역사가 있다.
정형화된 공단지역과 주거지역이 어우러진 이곳 창원에서 살아오면서도 천선동 불모산 아래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 성주사 곰절만은 잊을 수가 없다. 성주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조선 숙종과 순조 연간을 거치면서 재건되었는데 사찰을 재건하기 위해 쌓아둔 목재를 곰이 나타나 하룻밤 사이에 지금의 성주사 자리에 옮겨놓았다는 전설이 있어 웅신사 또는 곰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가끔 비가 갠 뒤 성주사 길을 아내와 함께 산책할 때가 있다. 청명한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는 세상에 찌든 때를 깨끗이 씻어주는 듯하고 이내 마음속엔 평화가 잔잔히 찾아온다. 창원의 명소들 가운데서도 이곳 성주사는 마음의 정화를 이루고 새로운 활력을 재충전하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년 중 초파일이 되면 다른 사찰도 마찬가지겠지만 이곳 성주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창원 시민에게 사랑받는 최고 명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더욱더 바빠진 일정들 속에서도 문득 성주사 가는 오솔길을 떠올리면 어느새 피로한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참 좋은 느낌이 전해온다. 가까운 날 장맛비 그친 뒤 성주사 가는 길을 가족들과 함께 걸어보는 여유를 가지기를 권해 드린다.

TIP
-문의전화 055-262-0108(성주사)
-음식점 청도전통추어탕(추어탕)055-264-6441, 인화정(홍어)055-283-4004, 웰빙남강어탕국수(메기매운탕)055-267-4448, 들녘(오리참숯석쇠구이)055-266-6989
-특산물 창원단감ㆍ수박ㆍ귀산포도·참다래ㆍ홍합

전혁림미술관

‘예술의 도시’ 통영의 살아 숨쉬는 魂
김명주 | 통영-고성 | 한나라당

통영과 고성엔 여름 휴가철이면 많은 관광객이 온다. 세계 공룡축제가 열렸던 고성에선 공룡의 흔적을 즐길 수 있으며, 통영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과 푸른 바다가 아름답다.
나는 여유가 있을 때면 통영시 미륵산 자락에 있는 ‘전혁림미술관’을 들르곤 한다. 유명한 마리나 리조트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이 미술관은 2003년 5월 개관했다.
국가나 시에서 지어준 게 아니라 전혁림 화백의 아들이자 역시 화가인 전영근 관장이 전혁림 화백의 집터를 헐어 만든 곳이다. 화백의 그림을 타일로 제작하여 3층 건물 전면을 대형 벽화 형식으로 만든 미술관이다.
통영은 예술의 도시다. 그러나 통영을 찾은 외지인이 예향을 느끼긴 쉽지 않다. 이 미술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전시 작품이 좋기도 하거니와 전 화백의 인생에서 나오는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전 화백은 해방 직후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된 유치환ㆍ윤이상ㆍ김춘수 등 예술인들과 통영문화협회를 결성했다. 1916년생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적 굴곡을 삶 자체로 경험하며 살아온 전 화백은 망백의 나이에도 아직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번도 서울에서 활동하지 않고 고향을 지키며 그림을 그렸다. 그러면서도 전위적인 방법으로 현대회화를 개척해 가장 지방적인 소재를 가장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일가를 이룬 분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장들과 젊은 시절 우정을 나누고 작품세계를 꽃피운 분이 아직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경이요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미술관에서 고인이 된 예술가들과의 추억 어린 사진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미술관 2층에는 조그만 카페가 있다. 미술 감상을 하면서 연인이나 가족과 휴식을 취하기에 알맞다. 대개 아들인 전 관장이 있으므로 작품 설명을 부탁하면 친절히 안내받을 수 있다. 아직도 건강하신 전 화백을 직접 만나는 행운도 기대해봄 직하다.

TIP
-문의전화 055-645-7349(전혁림미술관)
-음식점 해원횟집(농어)055-648-2580, 케네디홀 레스토랑(랍스터)055-644-0050, 부일복국(복국)055-641-0064
-특산품 통영: 멸치ㆍ굴, 고성: 참다래ㆍ취나물

문신미술관

조각 감상에 황금돼지 행운까지
이주영 | 마산 갑 | 한나라당

어린 시절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내다보던 마산 바다는 이은상 선생님이 그토록 ‘가고파’ 했던 ‘그 파란 물’과 ‘잔잔한 고향바다’ 그대로였다. 그 바다가 보이는 무학산 기슭 언덕 위에 아름다운 미술관이 있다. 파리에서 활동하던 조각가 문신 선생이 1980년 귀국하여 14년에 걸쳐 직접 건립한 문신미술관이다. 개관 1년 후 지병으로 타계하면서 남긴 “사랑하는 고향에 미술관을 바치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2003년 문신미술관은 마산시에 기증돼 ‘마산시립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는 유럽의 명성을 뒤로하고 마산에서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던 선생의 열정을 존경한다.
미술관 정면엔 바다가 펼쳐져 있고 뒤로는 계곡물이 거대한 자연석 사이로 흐른다. 곤충ㆍ식물ㆍ해조류를 닮은 야외 작품을 관람하며 내려다보는 마산의 전경도 일품이다. 곳곳에서 작가의 마산 사랑이 느껴진다. 미술관에서 30분 거리인 ‘돝섬’에는 황금돼지의 전설이 있어 올해 황금돼지해를 맞아 많은 분이 찾고 있다.

TIP
-문의전화 055-240-2477(문신미술관)
-음식점 해안횟집(멸치짬밥)055-246- 1726
-특산물 미더덕ㆍ아귀ㆍ국화

산청한의학박물관

약초 본고장서 한의학 체험
이강두 | 산청-함양-거창 | 한나라당

지리산 천왕봉이 있는 산청은 효능이 뛰어난 약초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조선 중기 ‘하늘이 내린 명의’로 추앙받았던 신의 류의태 선생, 동의보감을 발간한 의성 허준 선생, 마진편을 저술한 신연당 유이태 선생, 진양신방을 저술한 초삼ㆍ초객 형제 등 수많은 명의가 활동한 지역이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전통 한의학의 본고장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의학박물관이 5월 산청군 금서면 특리에 들어섰다. 개관식에 참석해 보니 박물관이 한의학의 우수성을 홍보할 뿐 아니라 오감을 이용한 한방문화 체험 기회를 줌으로써 한의학과 친근해지도록 꾸며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관람객이 직접 자신의 건강을 간단히 점검할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다. 허준에 얽힌 가상 스토리를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상실도 있다.
인류 역사상 쓰여 온 약초와 관련된 사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관람객들에게 사상체질별로 유익한 약초를 소개한다. 인근에 왕산ㆍ필봉산이 있어 등산도 겸할 수 있고 시원한 경호강의 래프팅도 도전해볼 만하다.

TIP
-문의전화 055-970-6421~4(산청군청 문화관광과)
-음식점 송림산장식당(십전대보약백숙)055-972-2988, 강변식당(자라탕) 055-973-2346
-특산물 산청메뚜기쌀ㆍ지리산 산청곶감ㆍ산청딸기ㆍ산청흑돼지ㆍ두충ㆍ오가피ㆍ허깨나무ㆍ독활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