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마지막 정책 토론회 현장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2007.06.28 19:41

업데이트 2007.06.28 21:58

이명박 후보가 '방어'에서 ‘공격'으로 작전을 바꿨다. 박근혜 후보는 종전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했다.

장외에선 이들 ‘빅2’ 지지자들의 세 대결이 불꽃을 튀겼지만, 장내에선 홍준표 후보의 화술이 빛났다.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마지막 정책 토론회 현장.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 토론이 오간 이날 이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이젠 제가 전과 14범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며 작정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사전 배포한 연설문에도 없던 말이다.

최근 선공을 하지 않겠다는 ‘노(No) 네거티브 선언’까지 했음에도 자신을 향한 공격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는 또 “박 후보는 제 정책을 다 반대만 한다”고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한 박 후보를 비판했다.

“외부에서 반대하는 소리, 인터넷에서 저를 모함하려는 세력들의 주장만 갖고 이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도 했다.
“(대운하를 비판한) 전문가들이 소설 같은 얘길 하겠느냐”고 되묻자 “그럼 내가 박 후보 정책은 말도 안 되고 소설 쓴다고 해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앞선 세 차례 토론에서 보이지 않았던 공격적인 면모였다.

박 후보는 초반 ‘고교평준화 주민투표제’의 혼선 가능성을 지적한 이 후보의 공세에 잠시 주춤거렸다.

교육ㆍ복지(8일ㆍ부산) 분야 토론에서 한 차례 공격받은 내용이지만, 세밀한 대응 논리를 내놓지 못했다.

자신의 줄푸세 정책 모델로 제시한 ‘대처리즘’이 낡았다는 지적도 반복됐지만 “외국에 사례가 있다. 저는 낡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수준의 대응에 그쳤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이 후보의 정책 허점을 파고들며 감정적 대응을 이끌어 내는 노련미를 보여줬다.

이 후보의 예민한 반응에 “국민들은 중요 공약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다”며 “찬반이 있으면 국민과 전문가를 설득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홍 후보는 콘텐트와 순발력에 위트를 더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 후보와 박 후보에게 각각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할 대책이 있느냐” “고정 지지층 외에 외연 확대의 방법을 제시하라”며 조언과 더불어 발언 기회를 줬다.

지금 시점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2005년 인터뷰에서 대운하를 지지해놓고 지금은 왜 이러느냐”는 이 후보의 공세엔 “그 땐 제가 서울시장이 되려고 할 때라 이 후보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박연미 기자

다음은 후보별 상호토론과 추가 질문 전문

-박근혜=“5월 29일 광주 토론회에서 대운하에 대한 많은 찬반토론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엄청난 돈을 들여서 경부운하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환경 파괴나 식수원 오염 문제가 우려된다. 운하의 목적도 처음에는 물류라고 했는데 이제는 관광목적이 더 크다고 한다. 운하 건설 예산으로 제기한 14조원에는 21개 교량을 뜯어내는 비용이 빠져있다. 수질 개선 문제를 제기하자 대안으로 내놓은 강변 여과 방식의 취수장 건설에도 10조원이 든다. 대운하는 저희 아버지 시절,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도 검토했다가 취소했다. 그래도 계속 추진할 것인가.”

-이명박=“박 후보는 인터넷에서 나의 반대 세력이 내놓는 자료를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 강변 여과수 생산에 10조원이 든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전혀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건교부도 대체 수자원 확보 자료를 내놓은 일이 있다. 건교부는 정치적으로 해놨지만 이것은 아주 양심적으로 잘해놨다. 그리고 참고로 말하지만, 너무 외부에서 반대하는 소리만 듣고 하지 말고, 당내에서 같이 가는 후보의 얘기도 자세히 좀 들어달라. 그럼 제가 앉아서 자세히 설명해주겠다.”

-박근혜=“강변 여과 방식이 10조원 이상 들어간다는 것은 창원의 실례를 든 것이다. 건설비만 800억 원이 들었다. 창원과 달리 민간 토지까지 수용해야 한다면 낙동강변 여과 방식 취수장 건설에는 비용이 더 들었다.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 구상에 대해 묻겠다. 원천기술 연구가 목적이라고 했다. 현 상태로는 원천기술 개발이 어렵다고도 했다. 이미 대덕에서 연구 개발 특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이 추진되면 동시에 두 개의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 아닌가. ”

-이명박=“창원 취수장에서 물 6만t을 생산하는 데 800억원이 들었다고 했는데, 이는 홍보관 건설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박 후보가 정말 운하에 대해 알고 싶으면 나와 마주 앉든 그 쪽에서 사람을 보내 알아봐야지 주간지ㆍ인터넷에서 저를 모함하려는 세력들의 주장을 가지고 이렇게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땅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도 분명히 말한다. 분명히 비용이 준다. 정치적으로 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생각해달라. 그리고 대운하에 대해선 알아들을 만한 사람을 보내면 설명해주겠다.”

-박근혜=“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운하는 끝까지 추진할 생각인가.”

-이명박=“앞으로 민자사업으로 할 생각이다.”

-박근혜= “그러니까 끝까지 하겠다는 것인가.”

-이명박=“국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찬반이 있으면 국민을 상대로 설득을 하면 된다. 중요한 정책에 대해 의문점이 있으면 설득력 있게 말하면 되지 이것을 모함으로 받아들이면 질문을 할 수 없지 않은가. ”

-이명박=“박 후보, 혹시 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검토를 해 본적이 있는가. 왜 남의 홈페이지에만 들어가고 같은 당 후보 홈페이지에는 안 들어오나. 들어오면 다 잘 설명이 돼있다. 자료를 봐라.”

-박근혜=“홈페이지 이상의 자료들을 검토하고 전문가와 상의했다. 그들이 소설 같은 얘기를 하겠나.”

-이명박=“소설 같다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럼 내가 박 후보 정책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소설 같다고 해도 되는가. 지난번 토론회에서 고교평준화 문제를 16개 시도별로 주민 투표를 통해 정하자고 했다. 이 경우 시도별로 평준화와 비평준화가 제각각으로 나뉘면 어떻게 해결하겠나. 투표를 통해 주민들이 모두 평준화를 택하면 우리 교육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자는 것인가.”

-박근혜=“교육 자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육감들이 그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주민들에게도 참여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독일 등 외국에서도 실시하고 있지만, 이사를 간다고 이 문제에 교육 혼란이 예상된다고 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투표를 통해 평준화되는 지역도 있겠지만, 비평준화 지역이 나와서 그 쪽이 성과를 내면 서로 벤치마킹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내가 물은 것은 그게 아니다. 지역별 이견을 어떻게 조정하겠느냐는 것이다.”

-박근혜=“서울이라든가 경남에서 물을 때 전부 의견을 다 물을 수도 있지만, 해당 지역 교육감이 마산 등 특정지역에만 투표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명박=“박 후보는 공약에서 16개 광역시도별로 투표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갑자기 마산시가 등장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럼 시 단위로 투표를 하겠다는 것인가.”

-박근혜=“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다만 관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자율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명박=“공약집에 나온 것은 공약을 만든 사람이 그렇게 해서 넣었을 것이다. 됐다. 그만하자. 그건 제가 이해하겠다. ”

-박근혜=“주민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이명박=“박 후보도 지금 제 질문을 알아들으면서 답변은 그렇게 하는 것 같다.”

-박근혜=“그렇지 않다. 그것은….”

-이명박=“박 후보는 저의 대운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용어도 썼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아마 찬성했을 것이다. 박 후보는 제 정책을 다 반대한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 당시에 학자나 전문가 모두 반대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찬성하고 참여한 사람이다.”

-박근혜=“운하로 인해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문제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다. 10년간 이 문제를 고민해왔다면서 지금 계속 말을 바꿔오고 있지 않나. 식수 오염 문제가 제기되니 이중수로를 대안으로 제시를 했다. 이중수로가 문제가 되니 이번엔 강변 여과 방식을 내놨다. 그렇다면 대운하로 인해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이명박=“그럼 박 후보는 점점 악화되는 낙동강 수질을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건가.”

-박근혜=“낙동강 수질은 그간 많이 개선되었다. 개선에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명박=“그러니까 방법이 없는 것 아닌가.”

-박근혜=“낙동강 수질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홍준표=“요즘 좀 억울하겠다. 이회창 전 총재가 2002년 대선에서 57.7%의 거의 절대적인 지지율을 얻었다가 네거티브 공세 속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이 후보도 연초 50%대 지지율에서 지금 지지율이 하강하고,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그 때의 네거티브 공세 방식이 김대업을 등장시킨 ‘폭로전’이었다면, 지금은 문서 공개 형식으로 정교하게 진행될 것이다. 소송 자료나 주민등록 등ㆍ초본 등 문서를 내놓는 방식으로 상대 진영에서 공격해 올 것이다.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이 기회에 말해달라.”

-이명박=“여러 네거티브가 들어오는 것은 좀 억울하지만, 해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밝혀지면 하나같이 해결할 수 있다. 제가 30년 일하는 과정에 뭔가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저를 평가하지만, 그 시대의 윤리 기준에 맞게 살아왔다.”

-홍준표=“30년간 기업 해오지 않았나. 기업해온 분이 도덕적 기준대로 살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들이 이 후보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수준은 이회창 후보에게 요구했던 수준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이 점을 기억해달라. 박근혜 후보에게 묻겠다. 박 후보는 20~25% 소위 ‘시멘트 표’외에 외연 확대가 잘 안되고 있다. 어떻게 하겠나.”

-박근혜=“최근 여론조사는 보았나. 30% 넘었는데. 계속 오르지 않나. 그게 외연 확대의 증거다. 내가 되면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되어 외연 확대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지적들이 있다는데 현 정권이야 말로 그 구도로 탄생한 정권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그간 무엇을 보여주었나. 지금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가. 이제 국민들이 무엇이 민주고 반민주인지 정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민들이 그간 제가 당 대표로서 어떻게 해왔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내 사고가 경직돼 있다고 우려하는 분들도 있는데, 헌법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데 어떻게 경직돼있다고 할 수 있나. 이런 것들을 지키는 지도자야 말로 믿을 수 있는 지도자다.”

-홍준표=“박 후보가 잘 못 알고 있다. 현 정권은 민주 대 반 민주가 아니라 ‘새 정치 대 구 정치’의 대결 구도로 탄생한 정부다. 이명박 후보에게 묻겠다. 우리 사회가 2대 8 구조로 가고 있다.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서는 8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 부동산과 교육이다. 내가 제시한 반값아파트 정책 등을 실시할 용의가 있나.”

-이명박=“반값 아파트 정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토지 소유 상한제는 국민적 합의와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 자리 즉답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부동산을 잡고 교육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대의에 동의한다.”

-홍준표=“택지소유 상한제는 노태우 정권 당시 실시했다. 일부 법조항의 문제로 위헌 시비에 시달렸지만, 토지소유 상한제에서는 그 부분은 해소됐다. 실시 여부는 이제 집권하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 토지소유 상한제와 성인 1가구 1주택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다. 가진 자가 더 가지는 정책을 만들려면 도리가 없다. 그러나 이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 후보가 혹시 대통령이 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명박=“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부동산 공급 물량이 가장 적었다. 부동산을 잡으려면 수요 막기보다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노태우 정권 당시 택지소유 상한제는 주택 문제에 효과가 있었지만, 임금 인상의 요인이 됐다. 경제 정책은 하나만 해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홍준표=“현 정부의 교육 예산이 GDP기준 4.8%다. 여기에 1~2%만 더하면 서민 자녀는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실시할 용의가 있나.”

-이명박=“서민 자제를 위한 교육 기회 확대다. 예산이 많이 들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홍준표=“물류 체계 개선을 위해 경부 고속도로 복층화 사업을 실시하면 10~14조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실시 의향이 있나.”

-이명박=“역대 정권에서 한 번 씩 검토했던 것이다. 그러나 빠르게 올라갔던 많은 차들이 한번에 내려오는 데 병목현상이 우려돼 실행되지 않았다. 다만 대안을 내놓으려는 홍 후보의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사고를 높이 평가한다.”

-홍준표=“이게 운하보다 낫다. 훨씬 낫다. ”

-원희룡=“이 후보는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지만, 개인의 성공이 대통령이 돼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 후보의 삶은 전형적인 상류층의 모습이다. 대한민국 인맥 지도에 나올 정도로 자녀들을 모두 재벌가와 혼인시켰다.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 전입을 했다. 재산은 말할 것도 없이 대한민국 으뜸 수준이다. 그런데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정 운영은 개인적 성공의 연장선이 아니다. 이 후보는 그 시기의 도덕적 수준에 비춰 지켜왔다고 했지만 그 시절 도덕적 기준은 아주 낮았다. 이 후보가 생각하는 도덕 기준은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비해 너무 낮은 것 아니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명박=“30년전 30대 초반 나이에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교육을 제대로 시켜보자며 전입을 시켰다. 젊어서 어려움을 겪으며 공부를 했다. 형편이 좀 나아지자 자식에게만큼은 좀 나은 교육을 시키고 싶었던 생각이었다. 그 때 대통령이나 공직자가 될 생각이 있었으면 안 그랬을지도 모른다. 국민들에게 후회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다. 내가 도덕적 기준을 갖췄다는 것은 그 시대에 손가락질 받을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다. 젊어서 부동산 투기 할 시간도 없었다. 스무 네살에 직장에 들어가서 정신 없이 살았다. 재산을 만들기 위해 애쓸 틈이 없었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으면 나도 흠이 없었을 것 같다.”

-원희룡=“지금은 1987년의 대통령이 아니라 2007년의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우리는 개발 시대를 지나왔다. 그 시절의 기준으로 현재의 대통령을 뽑을 수는 없다. 이 후보의 홍보물에도 나왔지만 서민 자녀로 태어나서는 안 먹고, 안 쓰고 저축해도 부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세상이다.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국민들을 그것을 궁금해한다. 이 후보는 성공한 사업가로서는 신화일지 모르겠지만, 대선 후보는 또 다르다.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영웅이 아니기를 바란다. 대운하에 대해 묻겠다. 얼마 전 현장에 가서 썩은 흙을 보고 개펄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먹는 물 위에 독극물을 싣고 가다 전복되면 어쩌느냐는 공세에 400명 이상의 전문가가 모여 있다는 이 후보 캠프에서 우왕좌왕하는 것을 봤다. 제대로 준비 된 정책인가. 아니면 ‘고장난 불도저’가 되는 것인가.”

-이명박=“나는 2007년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나왔다. 항상 시대를 앞서가면서 살았다. 70년대에 80년대와 90년대를 고민하며 자동차를 만들었다. 서울시장이 됐을 때도 이미 환경과 문화를 고민했다. 이 시대에 맞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서민의 아픔, 누구보다 잘 안다. 부모님의 아픔, 제 자신의 아픔이다. 못사는 사람에게 교육 기회를 줘서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는 게 제 생각이다. 원 후보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체감하고 실감하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을 알아 달라. 낙동강의 오염된 토지 조사는 시민사회 단체 초청으로 갔다. 갯벌의 흙인지 오염된 퇴적물인지 그 곳의 전문가들과 나도 보면 안다.”

-원희룡=“계속 ‘대처리즘’을 말하는데 영국 대처 수상은 1979년 집권해 내내 높은 실업률을 극복하지 못하다가 끝내 정권을 내줬다. 현재까지도 10년 넘게 정권을 찾아오지 못하고 있다. 대처가 실패한 이유를 알고 있나. 또 유럽 복지사회와 우리의 차이를 알고 줄푸세 정책을 주장하는 것인가. ”

-박근혜=“대처리즘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국병에 걸린 영국을 대처가 살려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나중에 물가도 잡고 실업률도 떨어뜨렸다. 대처리즘을 주장하지만 저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영국은 복지에 과중하게 집중했지만 우리는 다르다.”

-고진화=“동아시아 평화질서를 향한 과거 극복의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 가지고 있나. 최근 노선을 물으면 ‘중도’라고 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보수인가 중도인가. 이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이 정부가 과거사 진실 규명을 하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더 혼란을 가져왔다. 정권이 나서서 재단하겠다고 할 때 반드시 정략적인 생각이 들어가게 된다. 역사의 심판 위에 서지 않겠나. 이번에 진행되는 과거사 조사 문제도 전문가들에게 맡겼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노선이 중도라는 것은 한나라당 대표와 정치인으로서 지향했던 바가 중도라는 것이다. 헌법이 명시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고 국가보안법, 사학법을 수호한 것도 마찬가지다. 제가 해 온 것이 진보라고 평가받는 다면 기꺼이 진보, 보수라고 평가받는 다면 기꺼이 보수 평가를 받아들이겠다.”

-고진화=“이 질문은 과거사 극복 의지를 물은 것이다. ‘줄푸세’ 정책에 대해 묻겠다. 미국에서는 최근 박 후보가 표방한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를 낡았다고 평가한 민주당이 득세했다. 내가 내놓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한 행복국가론은 어떻게 보나.”

-박근혜=“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 좋은 말이다. 누구나 반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아니겠나. 저의 줄푸세 운동은 영국병을 고친 대처총리가 추진한 정책이다. 낡은 것이고 옛 것이라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독일병 치유에 대처리즘을 원용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추구하는 것도 줄푸세다. 작은 정부로 가면서 정부가 할 일만 똑부러지게 하고 민간에 많은 자유를 주고 있다. 고 후보가 주장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라도 제 줄푸세를 따라오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진화=“박 후보의 ‘줄푸세’를 따를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구 시대의 막차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후보에게 묻겠다. 경선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한반도 대운하’를 두고 엄청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도자의 잘못된 정책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대운하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이명박=“고 후보의 질문은 열린우리당 후보가 질문하는 것 같다. 나는 고 후보가 ‘대운하는 ○○공약’이다 이렇게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 후보가 대운하 현장에 가봤나, 외국에 가봤나. 우리 사회가 바로 이런 것 때문에 말이 많고 이뤄지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경제 성장과 화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두 함께 좋은 의견을 내고 따라가는 것으로 일을 처리해왔다. 민주적 방식으로 결정되면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해왔다. 기획과 협력 과정은 보지 않고, 추진 과정만 보면서 밀어붙인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고 후보는 상대 후보의 공약을 모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부정적인 시각으로는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말해둔다.”

-홍준표=“비정규직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7월 1일부터 비정규직 3법이 시행된다. 무더기 해고 사태가 벌어졌다. 계속될 것으로 예견된다. 비정규직이 800만 명, 정규직이 700만 명 정도 된다. 대안은. ”

-박근혜=“비정규직 법은 논의될 때부터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든 것을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규직들이 상생을 위해 양보와 협의해야 한다.”

-홍준표=“정규직 양보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해고 제한 규정을 두고, 비정규직 보호 기업에 적극적인 감세 혜택을 줘야 한다. (이 후보에게) 지금 자꾸 대운하 문제를 얘기하는데, 지난해부터 나는 물을 관리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 일해왔다. 내가 또 낙동강가에 살면서 1972년까지 그 물을 먹었다. 그런데 안동댐과 구미공단이 생긴 뒤 2, 3, 4급수로 전락했다. 흐르는 물도 1급수로 만들기 어려운데 대운하로 가둬놓고 1급수를 만든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아파트 물탱크에 물을 가둬놓고 3일만 놔두면 썩는다. 물고기를 어항에 넣고 왜 산소 발생기를 돌리겠나.”

-이명박=“답변할 시간이 없으니까 질문을 짧게 해달라. 홍 후보는 2005년에 나의 대운하 정책이 옳다는 인터뷰를 해놓고 오늘은 왜 이러는 것인가.”

-송지헌= “홍 후보는 아무튼 답변 유도에는 챔피언이다”

-이명박=“박 후보는 21세기에 왜 운하가 필요하냐고 했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부고속도로를 지을 때도 그런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미래를 보고 했다. 대운하가 유럽에서 한 물 간 것이 아니다. EU가 보고서를 통해 운하야 말로 미래의 해결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오늘 운하를 가지고 토론하지 말자. 운하에서 배가 독극물을 싣고 가다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낙동강 인근 주민들이 깜짝 놀랐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상수원 보호법 17조를 보면 독극물이나 위험물은 싣고 지나갈 수도 없다. 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싣고 가서 배가 뒤집히나. 유럽에서 운하에서 배가 뒤집어져서 문제가 된 경우는 한 건도 없다. 그리고 위헌 판결이 나온 병역 가산점을 주자는 주장이 다시 나왔는데. ”

-홍준표=“병역 가산점제는 남녀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해서 위헌이 됐다. 여성에게도 의무 복무 기회를 주면 부활이 된다고 본다. 지난 번 독극물 얘기는 내가 아니라 (박 후보 측)이혜훈, 유승민 의원이 한 말이다. 내 주장은 운하에서 배가 뒤집히면 경유가 샌다는 것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겠느냐 그 말이었다. 그 때 이 후보 측에서 이중 잠금장치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자동차를 천천히 가게 만들면 길에서 사고 안 나나. 그런 식으로 억지논리를 펴니까 안 된다는 것이다. 2005년 인터뷰는 서울시장 되려고 이 후보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을 것이다.”

-박근혜=“노무현 정부는 장차관을 27명을 늘리고, 김대중 후보 때도 25% 늘었다. 이렇게 되면 보좌 인력도 는다. 장관 한 사람이 늘면 연간 4억 원의 예산이 는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제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홍준표=“정부 부처를 통폐합해 줄여야 한다. 청와대에도 쓸데없는 위원회가 상당히 많다. 청와대의 상당 권력을 총리실로 이관해 책임총리제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행정기구도 지금 도를 없애고 공기업 거의 전부를 민영화하자는 것이다.”

-박근혜=“정치와 정책의 기본은 약속과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를 정당사상 처음으로 실천 백서라는 책으로 내기도 했다. 이 후보의 ‘747 경제 정책’이나 ‘비핵 개방 3000’은 실천이 문제다. 결국 747은 목표일 뿐이라고 했고, 이산가족 상봉 비용도 신문 칼럼을 보고 얘기했다. 그대로라면 오히려 상봉 비용을 늘려야 하는 꼴이 됐다. 국민과의 약속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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