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과학기술교류 법·제도적 장애 많다|한국사회개발연구 학술회의

중앙일보

입력 199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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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남북 기본합의서에는 남북의 과학기술 교류협력이 명시되고 있으나 많은 장애요소가 있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과제가 먼저 해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법대 이장희 교수는 12일의 힌국 사회개발연구학술회의(주치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남북한 과학기술교류협력의 법적 문제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한은 기본합의서와 부속 합의서를 체결해 과학기술 교류를 할 수 있는 형식적인 길은 열렸으나 실질적인 교류를 위해서는 과학기술협정이 체결돼야 한다』며 과거 동서독의 과학기술협정체결에 14년간의 협상기간이 걸렸음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도 이제부터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89년6월 「남북교류에 관한 지침」이 제정된 이후 금년 10월말까지 2백45건의 학술교류신청이 있었고 이 가운데 2백26건이 승인됐으며 그중 53건이 성사됐다는 것.
또 89년 런던에서 열린「유럽 한국학대회」에 남북한 학자가 공식 접촉한 이래 지난9월말까지 학술교류로서 의미있는 접촉은 44차례며 이 가운데 과학기술분야는 91년8월 중국 연길에서 열린 「국제과학기술학술대회」등 일곱 차례였다.
이 교수는 44건 가운데 40건은 주최국이나 개최지가제3국이었으며 교류내용도 단순히 학술회의에 함께 참가하는 수준으로 남북한 대학·연구소의 자매결연이나 학자의 직교류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남북한 과학기술협력 추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이를 저해하는 법적·제도적 장애와 절차를 간소화, 정비해야하며 창구도 다원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남북교류에 관한 법률」이 합의서에 상응하게 전혀 정비가 안돼 있어 오히려 교류규제법이라는 인상을 주고있다는 것. 세세한 것까지 일일이 통일원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MD인 절차 때문에 민간차원의 순수한 학술교류 제의조차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행법에는 교류·협력의 모든 사항은 정부라는 단일 창구를 거치게 돼 있으나 구체적 심의권은 「남북교수 학술추진위원회」와 같은 관련민간단체가 공식창구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북한도 과학연구기관의 정치색 배제 등 과기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며 물질특허와 지적소유권도 법적으로 보장돼야 민간차원의 기술이전이 활성화될 것으로 이 교수는 지적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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