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은 살아있는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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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06면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다는 미국의 이상.” 아메리칸헤리티지 사전이 정의한 ‘아메리칸 드림’이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은 제임스 트러슬로 애덤스(1878~1949)라는 사학자가 처음 사용했다. 1931년에 발표한 ‘아메리칸 서사시’에서다. 애덤스는 “모든 이의 삶이 보다 훌륭하고, 값지고, 알찬 땅, 각자의 능력이나 성취한 바에 따라 기회가 제공되는 땅에 대한 꿈”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아메리칸 드림’은 살아있는 것일까. 2006년 CNN 여론조사를 볼 때는 다소 비관적이다. 54%의 미국인은 이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다. 이민자들은 정든 고향을 등지고 무일푼으로 신대륙으로 와 열심히 노력하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그 꿈에 따라 살았다.

그 결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이제 이 같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회의가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미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CEO들이 아침에 출근해 점심때까지 평균적으로 버는 돈이 최저임금 노동자가 일년 동안 일해 버는 돈과 같다고 DMI라는 미국 연구소가 2006년 발표했다. 미국의 상위 10%가 2005년 미국 납세자들이 보고한 소득의 48.5%를 차지했다고 지난달 29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일엔 600만 명의 노동자가 가입해 있는 ‘승리를 위한 변화(Change to Win)’라는 노동단체는 70%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은커녕 기초적인 생활 안정을 확보하기에도 급급하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 미국은 지금 아예 꿈이 없는 나라가 됐는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8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있고, 매년 70만~80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새로 유입된다. 미국에 합법적으로 이민 오는 사람들도 지난 15년 동안 연평균 100만 명이나 됐다. 모두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또 2006년 6월 갤럽조사는 대다수(67%)의 미국인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미국에 유익하다고 본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코러스 FTA는 국가이익과 국가이익의 만남이지만 꿈과 꿈의 만남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꿈과 아메리칸 드림이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아메리칸 드림이 살아있는 한 코러스 FTA를 통해 한국과 미국은 동상동몽(同床同夢)을 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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