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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논술!] 영역별로 짚어 보는 국민연금과 사회복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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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돈을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늘어 2047년께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따라서 연금 지급액을 가입자 평균 소득의 60%에서 40%로 낮추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복지제도 개혁의 올바른 방향에 관한 주장이 쏟아졌다. 국민연금과 사회복지제도 문제를 행정ㆍ금융ㆍ수리ㆍ윤리 등 영역에서 집중조명한다. 

행정 노후 지키는 사회안전망 … 흔들림 없어야

가족이 노인을 부양하는 전통적 부양 체계가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반면 경제활동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율은 평균 수명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크게 늘었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7%에서 14%로 증가하는 데 프랑스는 113년 걸렸지만, 우리는 18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책 없이 노후를 맞는 인구가 늘면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평소에 조금씩 보험료를 낸 뒤 노후에 최소한의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소득보장제도다. 가입자 자신과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연금이 지급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국민연금은 보험 원리를 도입해 만든 사회보험의 일종이다. 국가는 선의의 관리자로 제도 운영을 책임진다.
 
이 제도는 19세기 말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1815~98)가 처음 도입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산되기 시작해 현재 160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1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처음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했고, 99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그런데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고 평균 수명이 늘며 국민연금 재정이 나빠지고 있다. 돈 내는 사람은 줄고 받아야 할 사람은 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장점을 공유하려면 조금 덜 받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오래전 국민연금을 도입한 선진국 역시 초고령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지금보다 덜 받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그렇다고 노후 소득보장 체계에서 국민연금의 역할이 줄어서는 안 된다. 저축 여력이 없는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에게 국민연금은 유일한 노후 소득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은 재정의 건전함도 유지해야 하지만 동시에 국민의 노후를 지키는 사회안전망으로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ㆍ연금보험팀장)

☞생각 플러스:국민연금이 노후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로서 갖는 장단점을 설명해 보라. 

수리 40년간 가입해야 평균 소득 60% 받아

국민연금은 현행법상 소득 9%를 보험료로 내고 60세가 되면 가입 기간 평균 소득의 60%를 받게 돼 있다. 따라서 월평균 소득 200만원의 봉급 생활자가 성실히 국민연금을 납부할 경우 120만원의 연금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받는 액수는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2000년 당시 25세로 월급 200만원을 받던 K씨가 60세가 되는 2035년부터 얼마씩 받을지 기본연금 산출식으로 계산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계산상 편의를 위해 2033년부터 2035년까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월 소득액 평균은 200만원이고 K씨 월급 역시 200만원으로 평생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아래 공식 참조>

*기본연금액 산출식 : 1.8×(A+B)×(1+0.05n/12)
-A:연금 지급이 개시되기 직전 3년 동안 국민연금 전체 가
입자의 월 소득 평균액
-B:가입자 개인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 월 소득 평균액
-n:20년을 초과해 가입한 월 수

K씨는 2000년부터 35년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그 기간 평균 월 소득도 변하지 않아 A와 B 값은 모두 200만원이다. n 값은 (35-20)×12=180개월이다. 따라서 K씨가 받을 연간 기본연금액은 1.8×(200+200)×(1+0.05×180/12)=1260(만)원으로 월 105만원을 받게 된다. 월 소득액 200만원의 60%인 120만원보다 15만원 적다.
 
기본연금액은 결국 1.8이라는 계수와 A값은 불변이므로 B의 값과 n의 값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n값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드는 원인이다.
 
연간 연금으로 지급받게 되는 급여 수준을 C라고 하면 K씨는 매월 12분의 C를 지급받는다. K씨의 월 소득액의 60%가 되려면 C/12=0.6B가 돼야 한다. 즉, C=7.2B다. 그렇다면 60%의 연금을 받으려면 얼마 동안 연금을 넣어야 할까.
 1.8×(A+B)×(1+0.05n/12)=7.2B
 ∴n=240
 
따라서 n값이 240이 돼야 월 소득액의 60%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n값은 20년을 초과해 가입한 월 수이므로 기본 20년에 추가로 20년을 더 가입해야 한다. 실제적 연금가입 연수는 40년인 셈이고, 20세부터 국민연금을 낸 사람을 빼곤 60%를 받기 어렵다.

소순영 (유웨이에듀학원 수리논술 대표강사)

☞생각 플러스:저출산→청년실업→고령사회로 이어지는 사회 변화에 현행 국민연금 운용이 효과적인지 판단한 뒤 설명하라.

금융 국민연금은 최소한 … 사적연금도 관심을

노후를 준비하는 세계적 추세는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이 아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포함한 사적연금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복지를 책임지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난 데 따른 현상이다.

사회복지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시작됐다. 독일과 스웨덴을 중심으로 노후 소득을 국가가 보장하는 공적연금 제도가 발달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이 같은 공적연금에 해당한다.

그런데 공적연금을 오랫동안 시행한 유럽 국가는 국민이 일할 동기를 찾지 못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세금 부담은 과중해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유럽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적연금을 줄이기 위한 개혁에 나서고 있다.

시민의 자율과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과 영국은 유럽 복지국가와 달리 개인 차원에서 노후를 준비하는 연금제도가 발달했다. 이 차이가 오늘날 유럽 대륙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번영을 설명하는 중요 이유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개인 차원의 노후 준비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국민연금과 달리 개인이 일해 번 소득으로 원하는 만큼 노후를 준비할 수 있어 일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 또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을 모아 놓은 기금은 주식 투자 등을 통해 경제 활동에 끊임없이 참여해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 우량주에 미국이나 유럽의 연기금이 열심히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특히 안락한 생활이 가능한 돈을 지급하는 유럽 복지국가의 공적연금과 달리 ‘최저 생계비 보장’에 불과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적게 받는 방식’의 개혁이 실시될 경우 연금액은 더 준다. 따라서 사적연금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세계은행도 국민연금으로 최저 생활만 보장하고, 직장의 퇴직연금으로 표준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형편에 따라 개인연금을 통해 풍족한 생활을 보장받는 3중의 노후 소득보장 체계를 각국에 권유하고 있다.

김재현(서원대 교수ㆍ금융보험)

☞생각 플러스:1979년 영국의 대처 총리가 복지 부작용 해소를 위해 단행한 개혁 내용과 이를 통해 영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밝혀 보라.

윤리 어른 모시는 마음으로 국민연금 존중해야

가족은 가장 오래된 사회복지제도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보호를 받는다. 부모가 늙으면 다음엔 장성한 자녀가 부모를 돌본다. 사회보장제도를 뜻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는 제대로 된 가족에게도 통하는 말이다.

가족은 사회 설계 모델이다. 동양의 사회윤리인 유교도 가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충은 효가 다른 사람에게까지 확대된 것이다. 대동(大同)사회 역시 구성원 모두가 제 구실을 하며 서로 보살피는 가정 같은 국가를 일컫는다. 이런 사회에서 ‘노후 보장’이나 ‘복지제도’란 말은 의미가 없다. 가족 안에서 모두 해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미래학자 도미니크 바뱅은 현대인의 삶은 계약 관계로 넘어갔다고 말한다. 오후 10시에 소금이 떨어졌을 때 편의점에서 사다 먹는 것이 ‘상식’이 됐다. 우리는 더 이상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러 가지 않는다.

옛사람은 평생을 한곳에 매여 조상 대대로 이어온 정과 도덕에 따라 살았다. 그러나 일거리를 따라 옮겨다니는 현대인은 ‘계약’에 의존해 생활한다. 그래서 노후 보장도 이미 흩어진 가족에 기대기보다는 국민연금이라는 사회와의 계약에 의지한다.

이 같은 국민연금이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아무리 좋은 국민연금 제도라도 사랑과 애정의 대동사회보다 좋을 순 없다. 동양 전통의 충효 사상 회복이 튼튼한 연금제도 설계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동양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실 국민연금은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이들을 보살핀다는 점에서 가족제도를 닮았다. 게다가 스스로 아버지를 선택할 수 없듯 국민연금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무 가입’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듯 국민연금에도 애정을 가져야 한다. 나중에 내가 받을 것이 적다고 부모를 대충 모셔서는 안 된다. 가족에 대한 의무는 삶의 보람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돌아올 손익만 따져서는 사회를 서로 보듬는 공동체로 만들지 못한다.

안광복(중동고 교사ㆍ철학)

☞생각 플러스:현대 사회에서 공동체적 삶을 실현하는 것이 경제적 이익 추구와 배치되는 일인지 생각해 보고, 이를 함께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

교과서의 실마리

선진국의 복지제도 사례 다뤄  

국민연금은 고령층을 위해 국가가 마련한 복지제도다. 교과서는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복지제도 역사와 선진국 운용 현황, 대안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다.

『정치』(대한교과서)의 ‘현대 민주 사회의 과제’ 단원은 영국에서 본격적인 사회보장제도가 도입된 시점에서 최근 복지국가 위기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 1942년 발표된 영국 베버리지 보고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유럽식 사회보장제도의 기본 원칙을 처음 확립했다. 그 뒤 스웨덴ㆍ노르웨이ㆍ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은 복지국가의 이상을 실현한 것으로 교과서는 평가한다. 그러나 70년대 세계 경제 침체로 복지 시스템에 위기가 닥치며 이들은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시민윤리』(교육인적자원부)의 ‘자유민주 사회에서의 경제 생활’은 복지국가 위기론이 닥친 원인으로 막대한 재정 지출을 꼽는다. 지나친 조세 부담과 복지 지출이 저축ㆍ투자ㆍ근로로 이어지는 경제성장 동인을 약화시켜 경기 침체를 부른다는 분석이다. 특히 ‘탐구과제’는 다양한 제시문을 통해 복지의 여러 관점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사회문화』(대한교과서)의 ‘민주 복지사회의 이상과 전망’은 복지사회 개념을 삶의 질과 연계해 풀어냈다. 교과서는 여러 가지 사회지표를 제시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만족감ㆍ즐거움 등 주관적 가치임을 밝혔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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