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홀린 것 같다."
27일 제주 제피로스 골프장에서 열린 SBS 코리안투어 토마토저축은행오픈 2라운드에서 김창민(37.삼화저축은행)은 5번 홀(파4)에서 넋을 잃고 말았다. 그의 스코어카드에는 무려 '17'이라는 숫자가 그려졌다. 한 홀에서 13오버파를 친 것이다. 김창민이 아마추어도 내기 힘든 이런 스코어를 낸 사연은 이렇다.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강한 바람에 밀려 아웃 오브 바운스(OB)가 되면서부터 악몽은 시작됐다. 김창민은 다시 드라이버 샷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바람이 방향을 바꿔 왼쪽으로 부는 통에 또 OB가 됐고, 이 홀에서만 무려 여섯 개의 OB를 범했다.
일곱 번째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김창민은 무려 15타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고, 두 번의 퍼트까지 더해 17타 만에 홀아웃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친 볼이 일곱 개, 벌타만 6타를 받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김창민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전반 9홀을 돌고 나서 경기를 포기했다. 김창민의 스코어는 한국프로골프에서 1개 홀 최다 타수 기록으로 남게 됐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는 1938년 US오픈 2라운드에서 레이 에인슬리가 16번 홀(파4)에서 19타 만에 홀아웃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한편, 정재훈(30.동아회원권)이 2언더파를 쳐 중간합계 4언더파로 단독선두로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