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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노 선거' 한나라 참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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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4.25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패했다. 한나라당은 대전 서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중심당 후보에게 크게 뒤졌다. 일반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선거(여섯 곳)에서도 한 곳을 제외하고 무소속 후보에게 모두 패배했다.

이번 재.보선이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선거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3명, 기초단체장 6명, 광역.기초 지방의원 47명을 뽑는 재.보궐 선거가 일제히 실시됐다.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대전 서을에서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후보가, 경기 화성에서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가 당선됐다. 전남 무안-신안에선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승리했다. 심대평 후보는 한나라당의 이재선 후보를 개표 초반부터 앞서나가 큰 표 차이로 눌렀다. 대전의 경우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국중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무소속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양천구와 경기도의 동두천시.가평군, 경북 봉화군에서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충남 서산시에선 박빙의 승부 끝에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0월 25일 재.보선(34.2%) 때보다 낮은 27.9%의 투표율을 보였다. 국회의원 선거구 세 곳 중에선 무안-신안의 투표율이 54.4%로 가장 높았다.

대전 서을은 34.5%, 경기 화성은 19.3%의 투표율이었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불패신화가 깨지면서 향후 대선 국면에서 한나라당의 자신감이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한나라당의 경우 대선 승리의 낙관론과 대세론에 대해 내부 비판이 거세질 것이며, 범여권의 정계개편 과정에서 호남과 충청의 지역 변수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욱.정강현 기자

◆ 무노(無盧) 선거=노무현 대통령이 당적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선거. 이에 따라 그의 국정운영 책임론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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