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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감 폭력배 조직재건 비상|검찰,「마피아화」방지책 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검찰의「범죄와의 전쟁」이 수감조직 폭력배의 잇따른 출소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 동안「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기존 폭력조직이 대부분 와해됐으나 형기를 마친 폭력배가 속속 출감하면서 조직재건에 나서는가 하면 일본 야쿠자 조직 등 외국 범죄 집단과의 연계를 꾀할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대부분 중형을 선고받은 두목급 조직폭력배가 수감중인 시점에서 조직폭력배를 완전히 소탕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마피아와 같은 조직폭력배의「가족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단계「범죄와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범죄단체 조직혐의가 적용된 조직폭력배 전원을 지역별·계파별·죄명별로 분류한 조직폭력배 범죄 전산화 작업에 착수, 개인별·계파별 중점관리 체계에 들어가는 한편 인터폴 등 국제 수사기관과의 공조로 외국인 범죄집단의 국내침투를 사전 차단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폭력조직 현황=검찰이 개인별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전국의 조직폭력배는 ▲서울 96개 조직 9백58명 ▲전남 31개 조직 1천1백74명 ▲대구 30개 조직 3백19명 ▲부산 25개 조직 3백19명 등 모두 3백3개 조직 6천7백29명. 이중 잘 알려진「서방파」김태촌 등 주요 2백45개 폭력조직 수괴급을 포함, 모두 4천4백14명의 조직폭력배가 89년 7월 이후 검찰에 구속돼 기존폭력조직의 와해를 가져왔다.
그러나 4월1일 현재 구속 폭력배 중 절반 가량인 1천8백93명이 형기를 마쳤거나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 등으로 풀려났으며 수감중인 기결수 1천7백44명중 3분의1에 해당하는 6백41명도 올해 안에 형 집행이 끝나 풀려날 예정이다. 검찰은 따라서 조직폭력배의 발호가 크게 우려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들 출감 폭력배가 조직재건과 신흥조직 건설에 나설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신흥조직발호=검찰은 최근 기존조직의 와해로 생긴 공백을 틈타 신흥폭력 조직이 결성되는가 하면 잔존 폭력조직과의 세력다툼으로 살인 등 집단싸움이 빈발하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대전지검에 적발된「르네상스파」는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찬조파」「진술파」등 기존조직의 세력이 약화되자 30여명의 조직원을 규합, 세 확장을 꾀해오며 유흥가 이권에 개입하다 검거됐으며 10명의 조직원이 구속된 춘천지역「신 훼밀리파」와 18명이 구속된 충남지역「한실파」등도 두목급 구속이후 잔존조직의 재건을 꾀해오다 적발됐다. 또 지난달 12일 두목급 폭력배가 모두 수감중인 전주「나이트파」와「월드컵파」는 세력다툼으로 인한 조직원간의 보복전 끝에 월드컵파 행동대장 김기섭(23)이 난자, 살해됐으며 3월20일에도 이리「배차장파」조직원간의 유혈 난투극으로 1명이 살해됐다.
◇검찰대책=검찰은 수배중인 조직폭력배 1백52명과 출감 폭력배에 대한 검거 및 감시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을 개인관리대상 조직폭력배로 분류, 전담검사 및 전담요원을 배치해 은신처 및 서식지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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