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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홀서 5퍼트 … 하루에 13오버 … '황태자' 컷오프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오거스타에서는 매년 희생자가 속출한다. 올해의 대표 희생자는 1985년 브리티시 오픈, 88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백전노장 샌디 라일(49.영국)이었다. 라일은 3라운드 16번 홀(파 3.170야드)에서 '5퍼트'를 하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15번 홀까지 3오버파로 순항(?)하던 그는 16번 홀에서 멋지게 티샷을 해 그린 앞쪽에 공을 떨어뜨렸다. 홀까지 오르막 경사로 10m가 넘게 남았지만 파세이브는 무난해 보였다. 그런데 첫 번째 퍼트가 좋지 않았다. 약하게 친 퍼트가 그린 위에 놓인 소나무 잔가지에 걸리는가 싶더니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두 번째 퍼트는 너무 길었다. 홀을 지나쳐 1.8m 거리에 멈춰섰다. 악명 높은 '오거스타의 내리막 퍼트'에 걸린 것이다. 한없이 굴러내려갈 것을 우려한 라일의 세 번째 퍼트는 너무 짧았다. 결국 1.8m 내리막에서 3퍼트를 한 뒤 홀아웃했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신예 카밀로 비예가스(25.콜롬비아)는 1라운드 8오버파에 이어 2라운드에서 무려 13오버파 85타를 친 끝에 컷오프됐다. 3퍼트를 밥 먹듯 하며 보기와 더블보기를 거듭했고, 2라운드 18번 홀(파4)에선 '양 파(쿼드러플 보기)'까지 했다. 36홀 동안 퍼트 수는 72개. 정확히 홀당 2개의 퍼트였다. 어니 엘스(남아공)는 2라운드 합계 10오버파로 95년 이후 12년 만에 컷오프되는 망신을 당했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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