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스터스 대살육' 60명 중 59명 1타도 못 줄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영하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 마스터스 3라운드 경기를 관전한 갤러리가 18번 홀 주변에서 담요를 덮은 채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오거스타 AP=연합뉴스]

'마스터스의 대살육(Carnage)' '대학살(massacre)'.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장에서 벌어진 제71회 마스터스 3라운드. 강호들이 줄줄이 오버파로 무너졌다. 60명의 선수 중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유일하게 언더파(2언더파)를 친 선수였다. 외신들은 이날 경기를 '대살육'이나 '대학살'로 표현했다.

이날 1오버파를 쳐 중간합계 2오버파가 된 스튜어트 애플비(호주)가 단독선두였다. 이븐파로 버텨낸 타이거 우즈(미국)가 합계 3오버파로 저스틴 로즈(영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마지막 날 역전 우승을 노리게 됐다.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도 1오버파를 쳤지만 공동 8위에 올랐다. 혼자 2타를 줄인 구센도 공동 8위가 돼 순위가 46위에서 무려 3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악명 높은 유리알 그린에다 강풍을 동반한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역사상 최악의 스코어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전에 최저기온이 섭씨 영하 4도까지 떨어지더니 오후에도 10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다. 강풍이 불자 한낮의 체감온도가 4~5도까지 떨어졌다. 선수들은 날씨가 쌀쌀해지자 샷 거리까지 줄어드는 삼중고를 겪었다. 건조하고 추운 날씨에 그린이 더욱 말라붙자 '유리알 그린' 정도가 아니라 '기름 칠한 볼링장'이란 푸념도 터져나왔다.

마스터스 역사상 오버파 우승자는 1956년 잭 버크(1오버파.289타)가 유일하다. 최종 4라운드가 열리는 9일에도 수은주가 뚝 떨어질 것이란 예보다. 46년 만에 두 번째 오버파 우승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최경주(나이키골프).양용은(테일러메이드) '한국인 듀오'는 대살육의 현장에서도 비교적 잘 버텨냈다. 최경주는 2오버파(버디 3, 보기 5개)를 쳐 공동 33위에서 공동 19위(합계 8오버파)가 됐다.

마스터스에 첫 출전한 양용은은 6오버파(버디 1, 보기 7개)를 치면서 공동 34위로 내려앉았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