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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초읽기… 막판까지 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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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의 공천자발표를 하루 앞두고 최종공천자 조정작업이 수뇌부사이에 이뤄지고 있는데 막판 뒤집기로 내정자가 뒤바뀌는가하면 이외의 탈락자가 나오는등 이변속에 현역탈락자는 최소로 줄어들었다.
◎민자당/민정계,민주·공화계 지분 일부잠식/영입실적 저조·참신성 부족 비판도
○…민자당 공천은 민주­공화계의 지분을 민정계가 얼마만큼 잠식하느냐와 민정계내부경쟁으로 초점이 모아졌다.
거꾸로 민주,공화계가 민정계 몫을 잘라 먹은 곳은 한군데도 없으며 다만 김영삼 대표쪽에서 일부 민정계공천 경쟁자를 지원해 「YS색깔」을 입히려 애썼다.
민정계에선 노태우 대통령 친인척 3총사인 김복동(대구동갑) 박철언(대구수성갑) 금진호(영주­영풍)씨가 모두 공천을 받은데다 박세직 전서울시장의 낙점(경북 구미)으로 앞으로 민정계내 세력개편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대권경쟁에서 이들이 YS와 제휴,또는 반YS 전선형성이 관심.
민정계중에는 청와대수석비서관인 김영일(김해) 임재길(연기)씨와 서수종 전안기부장비서실장(경주시)이 가볍게 경쟁자를 물리쳐 권부의 실력을 과시했는데 이들은 노대통령직계임을 자처하고 있다.
○…민주계 현역의원탈락자는 건강상의 문제로 지역구를 포기한 김재광 의원(은평을)을 비롯,강신옥(마포을) 정상구(부산남을) 최정식(속초­고성) 박재규(진해­창원군)의원등 5명.
여기에 수서·광역선거 돈공천등 비리에 걸려 뛰쳐나간 김동주(양산) 유기준(하남­광주)의원 케이스와 김동영 의원의 사망으로 공석인 거창을 합하면 9곳이 새인물로 대체됐다.
은평을은 김재광 국회부의장이 자존심을 걸고 박종률 의원(전국구)을 밀었으나 박완일씨가 대통령선거때 노대통령의 불교계창구역할을 한 공로에다 지난 13대때 근소한 표차로 떨어진게 인정돼 판정승했다.
강신옥 의원의 지역구관리성적이 문제돼 이종찬 의원계열인 박주천씨의 입성을 저지하는데 역부족.
최정식 의원은 행동거취의 문제점을 민주계에서도 수긍한데다 정재철 전의원이 민주계심사위원인 최형우 정무1장관과의 동국대선후배관계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사하에 서석재 의원의 비서출신인 이재국씨를 지명한 것은 김대표핵심측근인 서의원의 당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사실상 공천을 포기한 셈이다.
민주계는 서울등 중부권에서 세위축을 당했으나 경남·부산에서 민정계를 편입해 범YS계의 기반을 쌓았다고 자체평가하고 있다.
○…공화계는 박병선(예산) 김종식(천안군) 이재연(경산­청도) 최무룡(파주) 연제원(영등포을·전국구)의원등 현역의원중에서 6명이 탈락했다. 수서사건에 연루된 오용운(청주을)의원은 이미 탈당.
최각규 부총리(강릉)는 정부경제팀 통솔때문에 자리를 내놓았고,최무룡·박병선 의원은 공화계인 박명근·오장섭씨에게 넘겨 순수한 계파몫 상실은 현역의원으론 4명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 탈락위기에 몰렸던 유기수(구로을)의원과 김규원 전의원(도봉을)을 살려냈고 최후집(양천을) 이상현(관악갑)씨는 대안이 마땅치 않아 재공천됐다.
특히 초반 흔들리는 듯한 인상을 준 대전은 김종필 최고위원이 『고집스럽게 신의를 지키겠다』는 언명대로 전원 재공천돼 「언행일치」를 과시했다고 자평.
다만 김종식 의원은 지난 광역선거 참패가 끝내 걸려 밀려났고 최무룡 의원은 TV인기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출연중인 아들(최민수)의 지원만 있으면 쉽게 당선될 것이라는 심사위 분석도 있었으나 지역기반평점이 미달해 분루를 삼켰다.
○…심혈을 기울였던 서울의 중량급 영입은 크게 저조해 강남을(김만제 전부총리)정도이고 구로병(이신행 기아자동차전무) 성동을(김도현)은 신인이거나 야성인물.
김용래 전서울시장은 나갈 곳이 마땅치 않아 포기.
때문에 이번 공천은 참신성에서 크게 떨어지며 오히려 노대통령의 로열패밀리 등장,나눠먹기유지,당선가능성을 무턱대고 적용하는등 현상유지책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천은 도덕성·참신성 등의 공천심사기준과는 달리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적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교체폭이 적어질 수 밖에 없었고 끝까지 각계파의 지분고수 대결로 더욱 현역탈락이 줄어들었다.
다만 강남을(김만제) 횡성­원주군(박경수) 천안군(함석재) 구미(박세직) 문경­점촌(신영국) 등이 막판 뒤집기로 바뀐 곳.
강남을은 김대표의 천거로 강경식 전재무장관이 인수자로 나서는듯 했으나 강 전장관의 13대 부산낙선 경력이 걸려 김 전부총리로 낙점됐다.
박세직씨의 경우 현 박재홍 의원이 고박정희 대통령의 장조카인데다 다른 경합자인 4촌동생 박준홍씨 지원을 받고 있어 수성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노대통령이 수서사건으로 인한 박씨의 서울시장 최단명(2개월)전력을 아쉬워해 최대이변을 기록했다.
민정­민주계가 붙은 횡성­원주군의 경우 박경수 의원이 농민출신으로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평가받고 김대표가 버텨 김영진 전 강원지사를 물리쳤다.
또 의령­함안은 청와대의 지원으로 정동호 의원이 민주계가 민 조홍래 전의원의 도전을 방어했고 황병우 의원(청송­영덕)도 김윤환 총장지원을 받아 민주계 김찬우 전의원을 꺾었다.
민정계의 군선후배끼리 붙는 창령은 박희도 전육참총장이 YS의 지원으로 쉽게 공천받는듯 했으나 현 신재기 의원이 최후의 역전승을 노리고 뛰고 있고 청와대측에서도 박씨의 YS독대에 이의를 제기하는 기색이어서 파란여부가 관심이다.<박보균기자>
◎민주당/김·이 두대표 직접 조율·탈락자 설득/52곳은 표결처리… 서울 민주계 15곳
공천발표를 하루앞둔 민주당공천심사작업이 마지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계파간 지분확보와 경합지역·현역탈락폭을 둘러싸고 막판진통을 겪고 있다.
김대중·이기택 대표는 30일 오후 조강특위위원들과 만나 막판 조율작업에 나서 탈락자에 대한 설득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조직강화특위는 동작갑등 25개 경합지역은 표결처리하고 적임자가 없는 26곳은 조직책을 재모집할 계획이다.
김대중·이기택 대표와 조가특위의 김원기 사무총장,김정길 총무등 4인은 30일 오후 서울시내 모호텔에서 만났으나 두대표의 보고청취 거절로 김사무총장은 「보고봉투」를 열어보지도 못한채 발걸음을 되돌렸다고 한다.
두대표가 깊이 개입하면 공천후유증을 몽땅 뒤집어 쓸 우려가 있기 때문.
이 자리에서 두 대표는 조윤형 국회부의장의 탈락에 구체적인 합의를 했고 이대표는 서울에서의 민주계몫 배분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인물우선을 앞세운 김대표의 외면으로 서울에서 6대 4 지분챙기기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민주계는 15곳을 차지.
이에 앞서 29일밤 김대표는 숙소인 힐튼호텔로 측근인 조승형 비서실장,한광옥 의원,한화갑 특보등 4명을 불러 탈락예정자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서도록 지시.
○…조강특위는 30일 하룻동안 추가심사를 벌였으나 경합지 31개(보류 6포함)중 신민·민주계간 팽팽한 경합을 벌인 25곳은 끝내 합의도출에 실패.
이에 따라 조강특위는 31일 오전 이들 지역을 표결처리,5대 5 동수로 결론이 나지 않는 지역은 김·이 두대표의 최종조정에 맡기기로 결정.
표결처리 대상지역은 서울의 동작구(박문수·김부겸) 은평을(이원형·김용진) 강서갑(박원철·박계동) 동대문을(고광진·최수환) 영등포을(김수일·이원범) 송파갑(남현식·김희완)과 부산 진갑(이흥록·신현기) 의정부(목요상·문희상) 서산­태안(한영수·장기옥) 과천­의왕(이희숙·김민석) 오산­화성(유용근·정동호) 인천 북갑(송선근·김도연) 대전중(유인범·안양로)등 모두 10여곳.
○…이번 조직강화특위의 최대난제였던 조윤형·김종완 의원의 탈락과 탈당파인 이해찬·이철용 의원의 구제문제는 30일의 최종 심사에서 김종완·이해찬 의원의 재공천과 조윤형·이철용 의원의 탈락으로 결정됐다.
신민계는 의정활동부진과 당선가능성을 앞세워 『조·김 두의원을 탈락시키지 않고는 호남물갈이를 할 명분이 없다』며 「물갈이」를 끝까지 요구.
이에 비해 민주계는 『조부의장을 탈락시킬 경우 자칫 정치보복으로 비쳐져 선거에서 감표요인이 된다』며 반대했으나 신민계에서 구제불가방침을 고수하던 이해찬 의원에 대해 「사면안」을 제시하자 조부의장의 탈락에 동의했다.
이해찬 의원에 대한 사면은 29일밤 김대중 대표와 당내 소장파 대표와의 면담에서 최종확인됐는데 신민계는 당초부터 「이해찬 구제,이철용 탈락」방침을 정해놓고 「조윤형 물갈이」을 위한 「히든카드」로 사용키 위해 겉으로는 『구제불가』를 외쳐왔다는 분석이다.
○…조직강화특위활동이 1일발표를 앞두고 초읽기에 들어가자 공천예정자가 갑자기 경합자로 바뀌는가 하면 막판뒤집기와 예기치 않은 다크호스 등장으로 혼전양상.
당초 송파갑 공천자로 내정됐던 민주계의 김희완 비서실장은 남현식씨와 막판에 다시 경합상태로 환원.
전주 완산구는 무주­진안­장수에 영입됐던 하경철 변호사에게 낙점.
이수인 의원의 서울진출로 무주공산이 된 영광­함평은 그동안 전국구 김인곤 의원과 안평수 정책위원간의 2파전으로 경합을 벌여왔으나 1주일전에 비밀공천신청을 한 정관훈씨(제약회사사장)가 다크호스로 등장.
조윤형 부의장의 탈락지역구인 성북을에 신민계는 신계윤씨(37·전신민당무위원)를 지명해둔 상태.
구로갑은 정병원씨(55·전민주위원장)가,구로을은 전국구 이경재 의원이 확정.
또 강남갑의 이중재 전의원은 공천이 확정됐고 은평갑은 손세일 전의원이 낙점.
용산에는 신민계의 한영애 전신민위원장이,성동병에는 민주계의 이대표근인 강수림 변호사로 확정.<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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