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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의 실제 ⑤ - 과학 논술

중앙일보

입력


통합교과 과학 논술의 유형은 크게 '교과 분석형', '분석 비판형', '주제 탐구형'(에세이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08학년도의 경우, 기존의 교과 분석형 과학논술과 분석 비판형 과학논술이 공존하는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높지만, 객관적인 채점 기준과 출제 시스템이 보완된다면 2009학년도부터는 점점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주제 탐구형 과학논술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1. 교과 분석형 과학논술
'교과 분석형 과학논술'은 '논술의 형식을 빌린 과학 교과 시험'으로서 여러 대학에서 수시모집단계로 이미 실시해 온 유형이다. 이러한 유형은 출제하기가 비교적 용이하고 출제자가 요구하는 교과 지식을 정확하게 언급한 답안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사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수학능력시험이 변별력을 상실하는 2008학년부터는 이러한 교과 분석형 과학논술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서울의 일부 상위권 대학은 구술시험의 형식을 빌리기도 하지만, 교과 지식이 부족하면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 성격은 일반적인 논술과 같다. 2008학년도부터 실시되는 통합교과 과학논술이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이러한 유형도 당분간 함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2. 분석 비판형 과학논술
'분석 비판형 과학논술' 문제는 보는 시각이나, 사고 그리고 추론방법에 따라 다양한 주제를 택하여 그 이유를 묻거나 자신의 견해나 입장을 밝히는 형식을 취한다. '다면 사고형'처럼 논의의 대상이 큰 문제보다는 특정한 자료를 제시하고 분석한 뒤 조건에 따른 서로 다른 정답이 있을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정답은 한정될 수 있다. '정답'이 명확했던 '교과 지식형 과학논술'과는 달리 '분석 비판형 과학논술'은 명확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과학적 논리과정을 평가한다고 할 수 있다. 즉 과정 평과형 통합과학논술의 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개미가 코끼리만 해질 수 있는가 또는 코끼리가 개미만 해질 수 있는가"같은 문제는 각각 다른 정답이 나올 수 있지만,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는 '주제 탐구형' 문제와 차별된다. 기본적으로 언어논술이 논리적 추론을 중시한다면, 과학논술은 수리적·과학적 사고력을 더욱 중요시 한다. 따라서 과학논술은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논리가 과학적인 타당성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3. 주제 탐구형 과학논술
'주제 탐구형 과학논술'은 문제의 형식과 내용이 개방적이어서 객관적인 채점 기준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타당성이 매우 높은 에세이형 과학논술이다. 예를들어 '로봇과 기계 제작의 철학적 근거를 밝히고, 그를 바탕으로 인간의 정체성 및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묻는 질문'은 일반 논술문 형식으로 답안을 작성할 경우, 수험생 개개인의 실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험생의 창의력과 과학적 사고력을 살펴보기 위해 가장 좋은 유형의 논술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 탐구형 논술에서는 주제가 매우 포괄적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많다. 이를 테면 과학기술의 철학적 쟁점, 윤리적 쟁점, 그리고 사회적 쟁점 등 분석 비판형에 비해 스케일이 크고, 다양한 교과지식을 활용하여 창의력과 과학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2008학년도 이후 시행되는 통합교과 논술에서는 계열에 관계없이 논술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종합 사고형 문제는 문이과 공통 문항으로 출제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를테면 특정한 과학지식을 제공한 뒤, 그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적·사회학적 합의를 묻는다거나 특정한 자연·사회현상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문제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문이과 공통일 경우, 학제간 연구 분야인 과학사나 과학철학 분야와 관련된 문항을 출제하거나 '두 문화'의 문제 같은 탈계열적인 통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출제할 가능성이 높을 것 이다.

<통합 과학논술 대비방법>

1. 자연계 논술 기출문제의 특징
서울 소재 대학들에서 출제된 기출문제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 학교별 출제유형의 다양성 (언어+수리, 언어+과학, 언어+수리+과학, 수리, 과학) ▶ 동일 학교에서도 출제유형의 변화 ▶ 교과 지식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빈도 증가 ▶ 다양한 자료를 제시한 후, 분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고 난이도의 문제 빈도 증가 ▶ 생활 과학과 관련한 자료 제시 빈도 증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자연계 논술의 준비 방법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시문을 이해하고 논제를 파악하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모든 논술의 시작은 논제 파악과 제시문 분석부터 출발한다는 점은 자연계 논술에서도 동일하다.
둘째, 논술은 기본적으로 글쓰기이다. 글쓰기 능력과 함께 맞춤법이나 어법과 같은 글쓰기의 원칙을 신경 써야 한다.
셋째, 문제해결을 위한 과학적 사고능력을 키운다. 자연계 논술의 경우 표현력과 글의 구성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점은 문제해결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문제해결에서 중요시 되는 것은 객관적 근거(과학적, 수학적, 통계적)인데 이는 과학적 사고능력이 바탕이 된다. 과학적 사고력은 자연현상을 과학적 원리에 근거하여 해석하고 유추하는 논증 과정을 의미하며, 주어진 문항과 관련된 여러 자료를 제시하여 이를 토대로 주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의문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를 말한다.
넷째, 기본적인 교과내용을 논술에 맞게 준비한다. 수능이나 내신을 준비할 때는 내용을 정확히 몰라도 객관식 지문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논술에서는 교과내용을 문제 해결에 이용하는 경우 글로 표현해야 되기 때문에 중요한 용어의 정의나 원리는 설명이 가능하도록 숙지해야 된다.
다섯째, 기본적인 교과내용과 지식과 더불어 그 지식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과학논술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해결 능력과 긴밀히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에 단순한 교과 지식의 암기보다는 교과 지식과 다양한 사례들을 연관하여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자연계열에서는 단순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 수리적·과학적 사고력을 묻는 문항을 출제하기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다양한 현상에 적용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길러야한다.
여섯째, 생명공학기술이나 정보통신기술과 같은 첨단과학, 시사적 이슈가 있는 문제들, 그리고 생활과학과 관련한 문제들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따라서 과학기술계의 주요 이슈나 동향을 파악해보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일곱째, 학교별 기출, 예시 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해 본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들의 유형과 유사한 형태의 유형들을 다양하게 연습해 본다. 학교마다 문제 유형이 일정하게 정해져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다른 학교에서 출제된 형태의 문제들도 연습하여 변화하는 유형에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2. 과학논술문 작성하기
통합 과학논술문을 작성하는 특징적인 방법을 요약해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제시문 분석을 통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제시문을 꼼꼼히 읽고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그 의도에 맞게 답안의 틀을 세워라.
둘째, 교과서의 원리나 지식을 자신의 말로 풀어써야 한다. 제시문에 나온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암기한 교과 지식을 활용하기 보다는 자기 말로 재해석하여 쓰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과학적 사고나 과학적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과학적 타당성이 있는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논술에서 창의적 사고가 중요하지만, 과학논술에서는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보편타당한 논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유적 표현을 삼가고, 과학적 논거를 이용하여 글을 써야 한다.
넷째, 1인칭 주어나 감상적인 내용과 같은 지극히 주관적인 글로 비춰질 수 있는 여지를 없애라. 대부분의 과학 논문들은 건조한 문체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과학 지식이 객관적이라는 사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감상이나 주관적 표현은 삼가야 한다.
다섯째, 논술 답안에서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에 대한 설명은 객관적이고 정확해야 한다.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과학 개념이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여섯째, 간결한 문체와 내용으로 승부하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너무 많은 배경지식을 열거하기 보다는 그것의 핵심적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곱째, 다면적인 창의적 논거를 활용하자. 과학적 타당성만 있다면 그 논거는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관습이나 상식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시도를 해봐야할 것이다. 단, 보편타당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것이다.
여덟째, 논술문 전체의 일관성을 만들어라.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글의 순서 또는 목차를 잡는 것이다. 제시문을 읽은 후, 글의 틀거리를 잡아야 한다. 통상 서론에서 논제제시, 글의 목적, 그리고 연구방법을, 본론에서는 자신의 주장과 설득력 있는 논거 제시를, 결론에서는 주장의 요약과 대안 제시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빼어난 글은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논술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과학논술전문강사 유홍선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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