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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1m 퍼트… 최근 PGA 3경기 승부 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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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m짜리 퍼트를 놓치는 바보들이 속출하고 있다.

12일 PGA 투어 PODS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 홀. 히스 슬로컴(미국)은 1.2m짜리 파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연장전에 가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일주일 전인 5일 혼다클래식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선두를 달리던 부 위클리(미국)는 90㎝짜리 파퍼트에 실패, 연장에 끌려갔다가 우승을 놓쳤다. 직전 대회에서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1m에 무너졌다. 2월 24일 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16강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즈는 1.2m짜리 버디퍼트에 실패했다. 우즈는 다음 홀에서 져 탈락했으며 PGA 투어 8연승 꿈도 날려 버렸다. 단 1m 때문이다.

메이저대회에서도 짧은 퍼트 실수는 비일비재하다. 2001년 US오픈 마지막 홀에서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60㎝ 퍼트를 실패,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고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45㎝ 퍼트를 놓쳐 연장전에 가야 했다. 300야드(274m)쯤은 식은 죽 먹기로 생각하는 선수들이 마지막 1m를 못 넘고 땅을 치는 것이다.

1m 남짓한 짧은 퍼트라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다.

최초의 골프 프로였던 톰 모리스는 "쇼트퍼트는 롱퍼트와 마찬가지로 아주 쉽게 실패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짧아도 브레이크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1m 정도의 거리에 있으면 홀이 눈에 들어오고 몸은 무의식중에 원래 잡았던 라인과 홀, 동시에 두 타깃을 잡아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국내 투어 퍼팅 1인자로 꼽히는 최상호(캬스코)는 "톱 프로선수의 경우 1m 퍼팅 성공 확률은 90%쯤 되지만 마지막 홀의 우승이 걸린 퍼트라면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축구에서 페널티킥보다 승부차기 확률이 낮고, 농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 승부를 결정하는 자유투는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만큼 부담이 간다는 말이다. 중압감 때문에 몸의 근육이 수축돼 엉뚱한 스트로크를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경주(나이키골프)의 가장 어려운 샷도 짧은 퍼트였다. 그는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마지막 홀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1m 약간 넘는 퍼트를 남겨뒀는데, 성공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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