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한눈에"|박서보·윤명노·이두식씨…세 서양화가 전시회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1991.10.10 00:00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 현대미술운동에 앞장서온 세 유명 서양화가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해보는 대형기획전이 동시에 열린다.
박서보씨(60·홍익대 교수)의 회갑(11월 15일)을 기념해 그의 화업 40년을 되돌아보는 「박서보 회화 40년전」이 25일∼11월 24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며 신작전인「박서보 묘법전」이 23일∼11월 5일 두손 갤러리에서 열린다.
또 윤명노씨(55·서울대 교수)의 60년대 이후 대표작과 최근작을 한자리에 모은 「윤명노 회화전」이 21일∼11월 17일 호암 갤러리에서 마련된다.
이들의 다음 세대로 활약해온 이두식씨(44·홍익대 교수)도 신·구작들을 망라한 개인전(22일∼11월 20일)을 시공·묵화랑과 한국미술관 등 세 곳에서 한꺼번에 갖는다.
이 전시회들은 이들 세 화가의 초기부터 최근까지 작품세계와 변천과정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해 봄으로써 한국 현대미술 흐름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다.
세 화가 모두 이번처럼 자신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펼쳐 보이고 정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각기 독특한 표현기법을 보여왔으나 작품에 공통적으로 담겨있는 것은 동양(한국)적 정신세계와 정서다.
박서보씨는 한국현대미술의 「대부」로 불릴 만큼 화가·미술교육자·행정가 등 팔방미인 격으로 활약해 왔다.
그는 50년대 후반부터 사실주의 화풍이 지배하던 국전에 반기를 들고 앵포르멜 회화를 발표하면서 추상미술운동을 주도해 왔다. 이 때문에 화단에 「박서보 사단」을 형성, 세력화 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그는 50년대 앵포르멜과 60년대 『원형질』 『허상』시리즈에 이어 70년대부터 미니멀적인 『묘법』시리즈를 선보이며 작품세계를 변화시켜왔다. 그는 최근 한국 성이 더욱 강조된 제2의 묘법시대를 맞고 있다.
그의 최근 작업은 캔버스 위에 호분을 섞은 아크릴을 여러 차례 바르고 한지를 여러 겹 붙인 다음 손가락이나 연필로 반복적으로 밀어냄으로써 종이라는 물성과 작가행위와의 합일을 추구한다.
「박서보 회화 40년전」에는 50년대 이후의 대표작 1백40여점이 출품되며 「묘법전」에는 최근작 20점이 선보인다.
윤명노씨는 60년대 초부터 앵포르멜 운동에 동참해오면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일궈 왔다.
그는 특히 70년대 후반이후 발표한 『얼레짓』시리즈로 주목받아왔다. 마치 댓잎을 연상케 하는 자유로운 운필의 구사와 밀도 있는 구성을 통해 우리의 원초적 자연과 정서를 표현해 왔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화면이 더욱 격정적으로 변모된 『익명의 땅』시리즈를 발표한다. 붓질은 더욱 굵고 거칠어졌으며 스케일이 커짐으로써 화면에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이번 전시회엔 10×3.3m짜리 초대작을 비롯한 신작 15점, 60년대 이후 대표작 등 50여점이 출품된다.
한편 이들의 제자격인 이두식씨는 강렬한 색채와 구상적 요소가 가미된 추상적 드로잉으로 샤머니즘 등 한국적 토속세계를 표현한 『생의 기원』연작을 발표해 왔다.
그는 특히 국내 화가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의 세계적 화랑인 브류스터 갤러리의 전속화가로 발탁돼 첫 미국 개인전을 12월 3∼21일 열 예정이다.
이번 국내 전은 이같은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기념해 마련되는 것으로 작가의 중간결산이라는 의미를 띠고 있다.
67년 이후의 구작들은 시공화랑에, 최근작들은 묵화랑·한국미술관에 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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